문 닫는 지닥, ‘증발한 위믹스’ 두고 위메이드와 갈등

변동휘 기자 승인 2024.06.24 10:55 | 최종 수정 2024.06.24 13:29 의견 0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지닥이 서비스 종료를 공지한 이후에도 위메이드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지닥 홈페이지 공지)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지닥과 위메이드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닥 측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지만 위메이드 박관호 회장의 위믹스 800만개가 반환되지 않았다는 점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닥은 오는 7월 16일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회원가입 및 입금지원은 지난 17일부로 종료됐고 거래지원도 24일 오전 11시에 마무리됐다. 서비스 종료 이후에는 자동출금 지원도 종료된다. 수동출금 전환 이후에는 잔고조회 및 출금신청에 별도 수수료가 부과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박 회장의 위믹스가 출금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위메이드 의장 시절 그는 지닥에 약 1100만개의 위믹스를 수탁했지만 지난해 해킹 사건이 벌어진 이후 대부분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가 돌려받지 못한 위믹스 수량은 약 800만개에 이른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은 지닥 측에 전량 회수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하루 출금량을 제한했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지닥 측은 지난 3월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하면서 1일 출금액을 1만6500개로 제한했다. 상장폐지 종목에 출금 한도를 뒀다는 점에서 위믹스 보유량 관련 논란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해킹으로 탈취당한 자산을 회사 자금으로 모두 충당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양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의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닥의 지난해 하반기 실사보고서에는 약 2600만개의 위믹스를 보유했음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홈페이지에서 삭제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투자자 커뮤니티와 업계 일각에서는 ‘먹튀’ 논란도 이어졌다. 탈취당한 위믹스를 충당할 여력이 없어 서비스 종료를 통해 이를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지닥 측은 공지를 통해 “시스템 개편으로 향후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해킹으로 탈취당한 위믹스를 되찾았다면 돌려주면 되고, 그렇지 못했다면 시장에서 구매해 물량을 확보한 뒤 출금을 지원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급하면 될 문제”라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에 탈취당한 자산을 돌려줄 여력이 없는 것이란 의심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닥 측은 박 회장 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출금 정책 및 서비스는 전 회원을 대상으로 동일하게 정상 지원했다는 것이다. 또한 박 회장으로부터 투자자 기망 및 사기, 시세조종, 자금세탁, 불공정거래 관련 중대한 혐의로 판단되는 행위가 발견돼 이를 고지하고 법적 조치 중으로, 소명을 장기간 기다렸지만 응답이 없어 형사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닥의 법적 대응 예고에 위메이드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위메이드 측은 “박 회장의 위믹스 약 800만개가 아직 회수되지 못한 상태”라며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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