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아니야” 코인 600개 재심사?..글로벌 시장서 한국만 폐쇄정책
임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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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15:41 | 최종 수정 2024.06.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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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오는 7월 19일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첫 실무 행보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종목의 상장 유지 여부를 심사한다고 발표한 탓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감원 내 가상자산과를 신설하고 가상자산 거래지원(상장) 모범사례안을 마련했다. 모범사례안은 추후 확정돼 내달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함께 전 거래소에 적용될 예정이다.
업비트, 빗썸 등 거래소에서는 자체적으로 상장 및 폐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모범사례안 중요 심사항목에 따르면 관련 기준이 금융당국 제시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4대 거래소를 중심으로 이미 상장 심사 및 재심사 등의 절차를 엄격하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의 이번 발표가 마치 개별 종목을 재심사 하는 것처럼 비춰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빗썸의 경우 투자유의 사유를 11개 조항으로 규정해 해소되지 않으면 거래지원이 종료된다. 빗썸은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시세조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경우 ▲기준 시가총액이 최초 거래지원 시점의 시가총액 대비 크게 하락하고, 그 기간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가상자산이 정부 기관의 규제 및 법령에 위배되거나 형사사건과의 연관, 보안 이슈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될 경우 ▲블록체인 또는 가상자산과 연관된 기술에 효용성이 없어지거나 결함이 발견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금융당국은 모범사례안의 중요 심사항목에서 부적격 요건을 살펴본다. 부적격에 해당하는 형식적 심사요건과 적격 요건인 질적 심사요건으로 나눠서 본다.
형식적 심사요건은 크게 ▲발행주체의 신뢰성 ▲이용자 보호장치 ▲기술 보안 ▲법규 준수 등 4가지 분야로 구분된다.
빗썸이 제시한 거래지원 종료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전수조사를 한다기보다 거래소 안에 거래지원 종료에 대해 구체적인 툴을 만들고 관리한다는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가상자산과 신설 후 첫 행보에 업계 안팎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블록체인전문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 예준녕 공동대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예 대표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융당국에서 코인이 주식과 다른 점을 알아야 한다. 주식은 미국이나 일본, 한국 등 각 국가별 증권거래소 한 곳에 단독 상장되지만, 암호화폐는 글로벌하게 동시 상장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책의 요지는 이용자 보호를 명목으로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상장유지 기준을 정해서 시장의 질서를 잡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암호화폐는 개방적인 생태계가 조성돼야 하는데, 오히려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는 셈" 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결국 KRX처럼 정부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려는 것 같다. 이런 방향이 암호화폐와는 잘 맞지 않는다. 내년부터 과세도 시작되고 7월부터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도 시행되는 만큼 정책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려는 것 같다. 관련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결정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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