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네이버가 일본 'AI 생태계'에서 축출되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 지분 매각 압박에 이어 쇼핑몰 사업도 철수키로 했다. 네이버는 라인 지분 매각과 관계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AI 패권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 일본 쇼핑사업 '마이스토어' 철수 확정..라인 지분 매각과 무관 입장
마이스마트스토어 운영팀은 오는 7월 31월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제반사정 등으로 향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주문은 이달 29일 오후 3시 마감한다. 이어 7월 31일에는 사이트 문을 닫는다.
마이스마트스토어는 일본 대표 메신저 라인의 사용자를 쇼핑으로 연계한다는 전략이었다. 라인은 현재 92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 커머스 진출에 필수 요소로 꼽혔다. 일본인들은 자국내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이 디지털 환경이 다르고, 현재 기술환경이 생성형 AI(인공지능) 등을 주축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철수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마이스마트스토어 사업 철수가 일본 정부의 라인 지분 매각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경영상 여건에 대해 "운영기간 매출 등 구체적인 지표는 공개가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는 2년여 간 판매자 유치를 위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이어왔다.
■일본 AI 패권 경쟁 시작됐나..e커머스 규모 대비 IT 기술 부족
네이버가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삼았던 일본시장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정부까지 나선 라인 사태와 마이스마트스토어 철수 속에 숨은 일본의 속내는 무엇일까.
한국, 중국에 비해 뒤쳐진 AI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 정부가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과 중국에선 이커머스와 IT 분야가 급성장했으나 일본은 제조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른바 ‘라인 사태’는 2023년 9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 클라우드와 협력사의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라인야후에서 약 52만 건의 개인정보 및 관련사 정보 등이 외부로 유출됐다. 이에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대해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개인정보 유출 경위와 관련해 총무성은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라인야후가 관리하던 데이터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총무성은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일본 매체들은 이를 “이례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외국IT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일본 도쿄의 해외기업유치 프로그램에는 총 8개 기업 중 7개의 한국 스타트업이 선정됐다. 선정 기업은 최대 9억원 정도를 지원 받았다. 또한 ‘채널톡’이나 한국보다 일본에서 매출과 트래픽이 더 높은 오디오플랫폼 ‘스푼라디오’처럼 이미 성공을 입증한 한국 스타트업도 많다.
일본 시장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일본의 e커머스 시장 규모는 한국의 1.8배인데 이와 관련된 B2B솔루션 분야는 뒤떨어져 있다. 국내 IT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급변하는 AI 패권 경쟁 시대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는 AI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한다. 그런데 일본은 라인을 제외하면 내놓을만한 플랫폼이 없다.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가 라인을 탐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 보고서 제출 이행시기(7월1일) 까지 소프트뱅크 측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조정 협의가 계속 이어지는 만큼 그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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