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대 속에 출발한 메타버스 '세컨블록'..현실은 접속자 '제로'

이상훈 승인 2023.03.17 13:32 | 최종 수정 2023.03.17 16:16 의견 0
세컨블록이 인기 블록으로 별도 표시한 '힛플레이스'들. 17일 접속해 2시간가량 살펴본 결과 아무도 접속하지 않았다.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2ndblock)'이 접속자가 '제로(0)'에 가까운 것이 확인됐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졌던 메타버스 플랫폼 대부분이 접속자가 급감했지만 세컨블록은 아예 이용자가 없는 수준이어서 자존심을 구겼다.

17일 오전 기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는 총 1400개의 블록이 만들어져 다. 여기서 블록은 하나의 '공간' 개념이고, 싸이월드 '미니룸'처럼 이용자가 개인 공간을 만들 수도, 기업이 대규모 행사장으로 만들 수도 있다. 세컨블록은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에 영상채팅 기능을 결합했으며 하나의 공간(블록)에 1000명 이상의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2시간가량 세컨블록에 접속해 확인한 결과 기자를 제외한 접속자를 딱 1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잠시 후 나갔고, 이후 1400개 블록은 기자를 제외하면 접속자를 찾을 수 없었다. 사실상 유령 플랫폼인 셈이다.

접속자를 찾아볼 수 없는 '세컨스트릿' 블록.

여러 블록 중 가장 인기 있어 '핫 플레이스'로 분류된 SBS FM 라디오 채널인 '#졍업의LP카페', 인기 캐릭터 펭수를 내세운 '#펭숙소',에도 접속자는 없었으며 '#BTS', '#엔씨티', '#아이브', '#뉴진스', '#아이유' 등 연예인 또는 그룹명으로 생성된 블록에도 접속자는 찾을 수 없었다.

'정엽의 LP카페' 블록도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기업이 만든 공간은 어떨까? '교원'이 만든 4개의 블록('#교원', '#교원빨간펜 #코칭센터', '#교원빨간펜 #줌수업', '#교원빨간펜 #전정현지국장 #줌수업')에도 접속자가 전무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혹 세컨블록에서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팬미팅을 실시할 때를 제외하면 접속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셈이다.

전날인 16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DCON 2023: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한 디지털자산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두나무는 당일 현장 참가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세컨블록에서 생방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두나무가 진행하는 행사 외에는 사실상 접속자를 구경하기 어렵다.

두나무가 세컨블록을 론칭할 때쯤 이석우 두나무 이사는 세컨블록 운영방안에 대해 "(세컨블록은) '익명성'을 갖는 제페토(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와 달리, 실명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 못하는 걸 온라인에서 할 수 있게 하는 콘셉트"라고 언급했다. 또 두나무도 세컨블록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소통'은 '교류'의 이미를 지닌다. 혼자 접속해서는 교류를 할 수 없다. 소통이 되지 않는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가 발간한 '2023년 2차 메타버스 및 NFT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봉쇄조치가 사라지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욕구가 크게 감소했다. 또 지난해 2분기 '메타버스' 관련 구인광고가 81%나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세컨블록에서의 소통이 더더욱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17일 오후 세컨블록 '팬덤' 카테고리에 생성된 모든 블록. 전부 접속자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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