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88억달러(약 12조2276억원)의 수주를 기록해 연간 목표치의 93.6%를 달성했다. 사진은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자료=현대중공업]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적자에 허덕이던 현대중공업의 실적 회복이 머지않았다.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같은 고사양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이 기세를 몰아 한영석 부회장이 올해 목표로 내걸은 '10조 매출의 꿈'이 현실로 다가올 지도 주목된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88억달러(약 12조2276억원)의 수주를 기록해 연간 목표치의 93.6%를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4분기에 추가 수주할 물량까지 더해지면 현대중공업이 연간 수주 목표를 무리 없이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중공업의 목표가를 속속 올려잡는 추세다. KB증권은 전날(20일) 현대중공업에 대해 3분기 영업익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면서 목표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했다.

이 기간 매출액도 전년비 31.6% 늘어난 2조5013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은 56.3% 감소한 326억원(영업이익률 1.3%)을 기록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영업익 흑자전환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세전이익과 순이익 역시 소폭이지만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건조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건조선가가 오르고 있는 점도 실적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된 대규모 적자 오명을 씻어낼 시점이 왔다는 관측이 쏟아진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상선부문 추가수주와 연말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올해 신규수주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라고 했다.

더욱이 실적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후판 등 원자재 가격도 하향안정되면서 당장 3분기 실적에는 공사손실충당금 설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도 노조 파업 이슈와 원재잿값 상승 등 겹악재 수렁에서도 적자 폭을 줄이며 성장 기대감을 높였다. 영업손실은 1083억원 냈지만 전년 동기(4230억원)와 전분기(2170억원)와 비교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성장세로 한영석 부회장이 올해 매출 목표로 내걸은 10조원 달성이 현실화할 지도 주목된다. 실제로 상반기 매출액인 약 4조1677억원과 증권가에서 내다본 하반기 매출액(5조1713억원)을 합치면 10조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한 부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수소 연료 전지 추진선, 암모니아 추진선 등 미래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과감하게 선제 투자할 것"이라며 "수소 인프라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 부회장의 의지에 더해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 좋은 선박 건조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도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이란 평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토대로 시장 내 선도적인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후판값이 동결이나 인하로 가닥이 잡혔지만 지난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최근 후판 생산에 차질을 빋으면서 업계 전반의 공급 차질과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마냥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