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없는 넥스트 레벨' 현대제철..문제는 불확실성 커지는 하반기 "모 아니면 도"

2분기 매출액 7.3조 '최대 분기 매출..영업익도 50.8%↑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 VS "수요 하락폭 지켜봐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 통한 수익성 확보 매진"
노조, 사장실 점거..사측 "점거 인원 고발·대화 지속"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8.02 15:30 의견 0
2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38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3% 증가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사진은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자료=현대제철]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8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이룬 현대제철이 하반기에도 한 단계 높은 '넥스트 레벨'로 도약할 수 있을까.

다만 판매단가 인상으로 올 2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3분기 이후부터 철강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시장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세계 철강업계의 큰 손인 중국의 철강재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모 아니면 도'라는 평도 공존한다. 이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 현대제철은 노조와 꼬인 관계를 풀어야 할 과제까지 짊어지면서 하반기 여정에 긴장감이 감도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 철강시황 호조로 매출액과 영업익이 6조9797억원, 6974억원으로 각각 41.7%, 129.5% 뛴 실적을 거뒀다.

올 2분기 성적표도 화려하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7조38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3% 증가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익도 8221억원으로 50.8%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9.7%에서 11.1%로 1.4%포인트 올랐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지난 2020년 2분기(4조1133억원) 이후 8분기째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깜짝 실적에 대해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출하지연으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은 소폭 줄었지만 철강 원재료 상승에 따른 판매단가 인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호실적 행진에도 현대제철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업계 전망이 안갯속으로 빠져서다. 증권가와 시장에서는 최근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수익성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겹치며 전방산업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는 우려도 마찬가지다.

이에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금리 인상 등 각국이 긴축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철강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현대제철도 글로벌 철강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원가 절감에 매진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철강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이 내다보는 하반기 전망은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현재 철강업계를 '불확실성의 시대'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가 좋은 신호는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는 하반기 업황이 안좋아진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수요 둔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전방산업 현황이 크게 나쁘지 않은 만큼 향후 철강 원재료 감소폭과 전방산업 수요를 살펴본 후에 하락폭이 얼마나 될 지 검토해보는 방향도 하나의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철강사 관계자는 "하반기는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며 "세계 철강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하반기 수요와 생산 상황에 따라 업계 전체 시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 철강사의 IR에는 낙관적인 전망이 일부 포함돼 있고 증권가에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지만 결국 중국 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것"이라며 "원재료 가격 조정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예측할 수 없고 수요 침체 역시 예상하지 못할 정도의 위기감을 조성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업황의 불확실성으로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현대제철은 노사관계 안정화라는 과제도 짊어지고 있다. 노조와 꼬인 관계를 풀지 못하면 생산 차질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초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만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것을 두고 반발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안에 있는 사장실을 지난 5월부터 점거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점거에 가담한 노조측 인원들을 고발했다.

현대제철이 안정적 노사관계를 조속히 이루고 실적 안개가 드리워진 하반기를 무리 없이 헤쳐나갈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장실) 점거에 대해서는 고발을 한 상황이고 노조와 대화는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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