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롯데케미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지난해 롯데쇼핑을 제치고 그룹 내 매출 1위에 오른 롯데케미칼이 이번엔 수소부터 배터리·리사이클 사업까지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국제유가 폭등과 중국의 봉쇄 조치 등 리스크로 올 1분기 영업익 급감을 맛 본 데다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되면서 김교현 부회장(66·사진)의 사업 책임감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미래 그린 사업 전략과 목표를 제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수소에너지사업은 120만톤 청정수소 생산 및 매출액 5조원 ▲전지소재사업은 매출액 5조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100만톤 이상 생산 및 매출액 2조원 달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도 2030년 매출 50조 달성을 위해 범용 석화사업과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사업에는 총 10조원을 쏟아붓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최근 '수소경제 육성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소위에서 통과된 만큼 롯데케미칼도 대표적인 수소 생태계 확장을 선도할 것이란 평이 나온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와 손잡기로 했다. 연내 합작사를 세워 충전소 사업과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그룹 내 계열사의 모빌리티 기반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에서도 미국 내 현지법인을 올 상반기 내 설립하고 차세대 배터리 사업 확대를 위해 유망업체를 발굴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리사이클 사업을 통한 친환경 기업 도약에도 속도를 낸다.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의 경우 2030년까지 전자, 자동차, 가전 등 고객사를 중심으로 기존 물리적 재활용을 통한 PCR(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제품 판매를 44만톤까지 확대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재활용 페트등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41만톤, 열분해 기술 상용화를 통한 PE·PP 제품 15만톤 생산을 이어간다.
김교현 부회장 역시 "2030 비전 달성을 위한 성장전략으로 범용 석화사업 및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수소에너지·전지소재,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 그린 사업 확장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미래 사업을 향한 강력한 의지가 실적 만회를 일으킬 핵심 카드로 작용할 지도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계열사 1위 타이틀을 따내면서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높은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치솟는 유가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봉쇄 조치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으로 1분기 실적에서 고배를 마셨다. 영업익이 8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6.8%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의 경우)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등 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회의감을 내비쳤다.
증권가에서도 2분기 실적을 부정적으로 보는 건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이 2분기 영업이익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85% 밑도는 8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한 화학사 관계자는 "주요 수요처인 중국의 봉쇄 조치 장기화와 유가 상승뿐 아니라 나프타 등 원자잿값 폭등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휘청이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마냥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배터리 소재를 포함해 미래 신사업 투자에 속속 뛰어드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수소와 배터리 등 사업 전략은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당장 이번 분기에 이익을 가져오기 보단 계속해서 비중을 늘려나가는 시점이고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라며 "1분기를 포함해 상반기에는 유가와 경기 변동 등 대외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