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줌인] 윤석열 '반쪽 대통령' 아닌 국민통합 지도자 되길

강헌주 기자 승인 2022.03.10 10:31 의견 1


[한국정경신문=IT·부동산 데스크 강헌주 국장] 48.56% vs 47.83%.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일 최종집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최종 득표율 1,2위 후보 성적이다.

말 그대로 피말리는 접전이었다. 엎치락 뒤치락 거리는 득표율에 많은 국민들이 뜬눈으로 밤을 새웠을 거로 짐작된다.

두 사람의 표차는 24만7087표, 득표율 차는 0.73%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는 역대 대선 1·2위 후보 간 최소 격차 기록을 깬 것이다. 스포츠는 아니지만 명승부를 펼친 두 후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특히 무효표가 30만 표에 이르지만 일찍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에 축하를 보낸 이재명 후보는 정치계에서 드문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윤석열 후보는 이제 승자가 됐다. 아바(ABBA)는 '승자는 모든 것을 가진다(The Winner Takes It All)'고 노래했지만 입법3권이 분리된 민주공화국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정치권에서 승자독식은 덜떨어진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윤 당선인의 최우선 과제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을 보다듬고 가는 일이다. 정권교체 여론이 55%를 넘었지만 윤 후보가 그에 못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민심의 절묘한 균형감각 때문이다. 어느 한 쪽도 절대적 지지를 보내지 않으면서 추후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민심의 강력한 경고인 셈이다.

먼저 국회의원 의석수 180석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야당의 도움없이는 국무총리 인선 등 첫 내각인사부터 장벽에 부닥칠 수 밖에 없다. 역대 대통령이 겪어온 일이다. 야당과의 협치는 정치신인인 윤 당선인이 정치력을 발휘할 주요한 관문인 셈이다.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민주당의 훌륭한 분들과 좋은 협치를 이루겠다"고 의중을 내비쳤다. 이걸로 부족하다. 여당 입장에서 훌륭한 분들이 국정운영에서 훌륭한 분들과 등치될 수는 없다. 선입관을 버리고 국정파트너로서 야당을 대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선거기간 내내 제기한 '검찰공화국'에 대한 우려도 반드시 불식해야 한다. 윤 당선인이 그렇게 강조한 공정과 상식이 검찰인사와 편파수사에서 무너져서는 안된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 소프트랜딩에 성공할수 있는 지를 가늠할 시험과제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더 이상 '사람에게 충성할 필요가 없는' 최고권력에 오른다. 검찰시절 소신은 버리고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냉정하게 검찰권력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 세대와 남녀간 갈등을 해소할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전통적인 진보층 지지자였던 20대 남성들이 보수성향을 드러내면서 윤 당선인의 득표에 도움을 주었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다. 선거과정에서는 지지세력으로 묶어두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지만 이젠 국민 전체에 봉사하는 자리에 올랐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당선이 유력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그를 지지한 모든 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칫 잘못 생각하게 되면 권력을 갖는 데 따르는 위험, 고통이 얼마만 한 것인지 느끼시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에 어울리는 고민, 무게를 느끼라는 충고일 것이다.

윤 당선인은 "지역, 진영, 계층 이런 것을 따질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계시든지 똑같은 이 나라 국민이고 모두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이 말이 실제 정치행위로 표출되길 기대한다. 윤 당선인이 진영이나 지지자에 갇힌 '반쪽 대통령'이 안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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