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0%대에 육박했다. 이는 시중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카카오뱅크가 과도한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비중을 늘리면서 발생한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17일 은행연합회 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취급된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9.79%였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금리가 3.9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금리차가 2배를 훌쩍 넘는다.
대출금리는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에 은행들이 차주 신용도를 따져 매기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각종 우대금리를 차감한 값으로 결정된다.
은행별로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 3.87%, 신한은행 3.88%, 하나은행 4.42%, 우리은행 3.71%, NH농협은행 3.70%, 케이뱅크 5.71%로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적게는 4.08%, 많게는 6.09%포인트까지 낮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지난해 10월부터 고신용자 신규대출을 중단한 데다가 연말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대출해줄 수 있는 1~2등급 고신용자 대출이 통계에 포함되면 평균치는 확 낮아진다. 반대로 대출금리가 10%를 넘는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평균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별로 떼어놓고 보면 5대 시중은행은 1~2등급 고신용자에게 3.34~3.72% 수준의 대출금리를 책정해 돈을 빌려줬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10월까지 3.56% 수준의 금리를 제공했지만 이후부터는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면서 평균금리가 올랐다.
카카오뱅크가 사실상 내주지 않았던 9~10등급 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난 것도 평균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카카오뱅크의 9~10등급 저신용자 대출금리는 취급액이 없어서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지난해 8월부터는 9~10등급 저신용자에게 평균 13%대 대출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10%대 금리 취급비중은 11.1%로 높다. 5대 시중은행의 10%대 금리 취급비중은 0.5~2.4% 수준으로 매우 낮다.
차주에 대해 신용평가회사(CB사)가 평가한 개인신용평점(KCB 기준)의 가중평균을 살펴봐도 카카오뱅크는 677점으로 18개 은행 통틀어 가장 낮다. 지난해 7월만 해도 958점이 넘었던 카카오뱅크의 차주별 개인신용평점 가중평균은 8월 899점, 9월 879점, 10월 826점 등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만큼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비중이 연말이 갈수록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 개인신용평점을 기준으로 구간 평균 금리를 따져보면 카카오뱅크가 고금리라고 말하기 어렵다.
카카오뱅크는 760점대 차주에게 4.54%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750점대 차주에게 8.31%를, 신한은행은 760점대 차주에게 8.96%를, 하나은행은 720점대 차주에게 8.01% 평균금리를 제공한다.
다른 구간에서도 동일한 신용점수대에서 카카오뱅크 평균금리는 오히려 낮은 편이다. 중저신용 점수일 때 시중은행보다 카카오뱅크에서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은행마다 신용등급을 나눈 기준이 다르고 구간별 평균이라서 정확하기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구간별로 평균 신용점수를 보고 이 평균 신용 점수의 사람들이 어떤 금리를 받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어떤 은행의 금리가 높은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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