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가 나흘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를 단지 이름에서 빼자는 등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20% 이상 주가 급락까지 겪은 HDC현산으로서는 입주지연보상금을 비롯해 이미지 타격으로 인한 향후 수주 차질 등 최대 수천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볼 수 있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2단지'의 입주가 1년 늦어진다면 입주예정자들은 가구 당 7000만원 수준의 입주 지연 보상금을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2단지 아파트 316가구 전체의 입주가 지연될 경우 HDC현산은 1년 기준 220억7000여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부담해야 한다.

무엇보다 광주 지역에서만 1년 사이 2건의 참사를 일으킨 시공사라는 오명을 쓰면서 자치단체장까지 나서 퇴출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MBC 라디오 방송에서 HDC현산을 향해 "참 나쁜 기업"이라며 "광주지역에서 진행 중인 공사 중지 명령은 물론 이후 향후 광주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사고가 발생한 광주 지역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은 지난 12일 HDC현산과 계약 취소 후 시공사 교체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화정아이파크 1블럭, 동구 계림동 아이파크 SK뷰, 북구 운암주공 3단지 재건축,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등 광주지역에서 착공 및 착공을 앞둔 모든 현장이 '올 스톱' 됐다. 착공 재개 시기 역시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광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브랜드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0여만명이 활동 중인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현재 현대건설과 함께 시공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글을 게시했다.

이 작성자는 "HDC현산이 광주에서만 2번째 대형사고를 터뜨렸다"며 "컨소시엄으로 HDC현산이 들어갈 때부터 고급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파크 이름을 빼고 싶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해당 단지에서 아이파크 쪽은 현대건설이 주 시공사라 현대건설의 감리까지 받으며 시공 중인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름은 바꿨으면 좋겠다. 아이파크라는 것이 현재로서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불안감과 일각의 퇴출 움직임에 대해 HDC현산은 "사고현장 수습이 먼저"라며 자세를 낮췄다.

HDC현산 관계자는 "지난 11일 사고 이후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불안감이나 퇴출 움직임에 대해 알고 있다"며 "계약 취소나 브랜드 변경 등에 대한 공식적인 요청이나 문서가 온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