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래미안 앞세워 수주전 '드라이브' ..현대·GS건설 등 경쟁사 긴장

송정은 기자 승인 2021.10.20 16:11 | 최종 수정 2021.10.20 16:16 의견 0
새로운 영문 BI가 적용된 경기도 부천 '래미안 어반비스타'의 모습 [자료=삼성물산]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래미안'을 앞세운 삼성물산이 2021년 도시정비사업에서 우수한 수주성과를 내면서 2년 연속 '1조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들어 굵직한 4건의 도시재정비 사업을 수주하며 10월 현재 총 911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서울시 강남구 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공사비 915억원, 래미안 레벤투스) ▲부산 명륜2구역 재건축(공사비 1890억원, 래미안 마크 더 스위트) 등 재건축 수주 2건과 ▲서울시 강동구 고덕아남아파트 리모델링(공사비 3475억원, 레미안 라클레프) ▲서울시 성동구 금호동 벽산아파트 리모델링(공사비 2830억원,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으로 노블 퍼스트 시공) 등 리모델링 2건이다.

여기에 다음 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대장주'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공사비 6225억원 추정, 총 1441세대) 수주를 놓고 GS건설의 '자이' 브랜드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또 같은 지역의 이촌 코오롱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도 단독입찰하면서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도시정비사업 최종입찰에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삼성물산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재건축 수주전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태도변화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이른바 '도정법' 개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대규모 도시정비 사업 활성화로 건설사간 출혈 경쟁이 심화됐다. 흔히 말하는 기업의 컴플라이언스(준법) 위배 요소들이 많았다. 시장이 원하는 수준의 홍보활동을 펼친다면 '삼성'의 이미지를 하락시킬 위험 요소들이 상당했다"며 "삼성물산은 2018년 도정법 개정 전까지 컴플라이언스를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사업에 참여하고자 했다. 2018년 도정법 개정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홍보 활성화 방안 등을 철저히 준비하다보니 주택사업참여에 한동안 뜸했던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최근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조합원들의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디자인' 요소의 고도화다. 이미 국내 최대 테마파크 중 하나인 에버랜드와 유수의 호텔에서 검증된 조경관리 능력을 래미안에 적극 도입하며 입주민들의 호평을 받았다.

14년간 유지해온 래미안의 BI(Brand Identity·브랜드 정체성)를 영문 ‘RAEMIAN'으로 변경한 것도 이런 디자인 고도화의 일환이다. 삼성물산은 2021년 하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부천의 '래미안 어반비스타' 단지와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에 영문 BI를 적용했다.

부동산114와 한국리서치가 수도권 거주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요 아파트 브랜드 부문별 선호도' 조사 결과 [자료=부동산114]

또 아파트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놓치지 않는 꾸준함과 신뢰성도 강점이다.

지난 4월 부동산114와 한국리서치가 공동 조사한 '주요 아파트 브랜드 부문별 선호도' 조사에서 래미안은 '최선호 아파트 브랜드' 부문에서 31.8% 응답률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서울 성동구 G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래미안이 높은 선호도를 기록하는 것은 아무래도 '삼성'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단일 브랜드를 고수하면서도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대로 적정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래미안의 우수한 수주실적을 두고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뒤를 잇는 현대건설과 GS건설 관계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이라는 기업 이미지와 그 동안 쌓아온 '래미안'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최근 우수한 수주 성적을 내고 있다. 경쟁사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