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일부 ‘값 비싼’ 음향기기에만 장착되는 줄 알았던 ‘노이즈캔슬링(Noise Cancelling)' 기술이 점점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노이즈캔슬링이 국내 음악 애호가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9월 소니(SONY)가 출시한 무선 헤드폰 ‘WH-1000XM3'부터 보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소니의 광고 모델이었던 가수 아이유가 시끄러운 공사장 사이를 헤드폰을 끼고 돌아다니다가 가벼운 손바닥 터치 하나로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유리’되어버리는 순간을 표현한 광고가 크게 유행을 했었다.
이 광고가 공개된 초기만 해도 “정말 저게 가능해?” 혹은 “엄청 비싼 제품에서나 쓸 수 있겠지”하고 부정적인 의견들 일색이었다.
하지만 3년 가량이 지난 현재 수많은 ‘노이즈캔슬링’ 기능 장착 무선 음향기기가 출시되면서 무선 음향기기 구입 시 아주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자리잡았다.
■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과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NC)의 차이는?
노이즈 캔슬링의 기본 원리는 소음의 성질을 분석해 그것과 역위상(逆位相,Anti Phase: 두 신호의 위상이 180도 차이가 나는 것)의 소리를 발생시켜 원래의 소음을 상쇄시키는 것이다.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연구는 1934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소니와 함께 노이즈캔슬링 기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보스(BOSS)'에서 파일럿용 제품을 출시했고 1995년 소니가 세계최초로 상용화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MDR-NC10'을 출시했다.
노이즈캔슬링은 크게 두 가지 개념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assive Noise Cancelling, 이하 PNC)'이다.
PNC는 ‘소재’를 통해 물리적으로 소음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일반적인 이어폰을 사용할 때 제공하는 실리콘 소재의 ‘이어팁’을 귓구멍에 꼭 맞는 크기로 구입해 귀에 꽂는 다면 PNC가 된다.
두 번째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ing, 이하 ANC)’로 흔히 이야기하는 노이즈캔슬링 기술이 바로 이 ANC다.
ANC 방식은 피드포워드(Feed Forward)와 피드백(Feed Back),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나눈다. 피드포워드 방식은 마이크가 헤드폰의 바깥쪽에 위치한다.
외부 소음이 이 바깥의 마이크로 들어오면 바로 위상을 바꿔서 사용자가 듣고자 하는 사운드와 합쳐서 내보내는 원리다. 사용자가 듣고자 하는 음악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회로를 단순하게 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바람소리가 실제보다도 더 크게 들리며 다른 방식에 비해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피드백 방식은 마이크가 헤드폰 안쪽(스피커 바로 앞)에 위치한다.
구조 특성으로 인해 수음된 마이크 노이즈와 재생되는 음악을 함께 처리해서 사용자가 듣고 싶은 음악을 재생해야한다.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
하지만 그만큼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우수해 낮은 저음도 잘 처리하고 음질도 뛰어난 편이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말 그래도로 앞의 두 방식의 장점을 합친 기술이다.
수음 마이크가 내부와 외부 모두에 위치해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가장 극대화되지만 제작 난이도가 가장 어렵다.
현재 잘 알려진 ANC 장착 제품들(소니의 1000XM시리즈, 보스의 QC35, 애플의 에어팟 프로 등)은 이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한다.
■ 노이즈캔슬링의 전통 강자 ‘소니’·‘보스’..떠오르는 ‘하만’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노이즈캔슬링 기술의 최강자를 놓고 ‘보스’냐 ‘소니’냐의 논쟁을 여전히 이어나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스는 창업자인 아마르 G.보스 박사부터 노이즈캔슬링의 상용화에 굉장한 관심을 가졌으며 소니는 사실상 이 노이즈캔슬링 기술 상용화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보스는 노이즈캔슬링의 ‘강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처음 경험하는 이들은 멀미를 느낄 정도로 강력한 노이즈캔슬링을 선보인다. 작년에 출시한 ‘QC Earbuds' 등의 제품들을 살펴보면 이 노이즈캔슬링의 강도를 11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세밀함까지 더했다. 보스는 노이즈캔슬링 무선 헤드폰계의 스테디셀러인 ’QC 35'의 후속작인 ‘QC 45'의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는 11월 경 소개될 것이 유력하다.
소니는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좀더 ‘다양화’ 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손바닥 터치만으로 노이즈캔슬링을 활성화 시켰던 ‘WH-1000XM3'뿐 아니라 특히 ’소니 Headphones Connect' 앱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노이즈캔슬링의 변주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소니가 자사의 최신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집약시켜 지난 여름 출시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WF-1000XM4'는 “없어서 못 판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외에도 노이즈캔슬링 기술의 ‘대중화’에 가장 앞장 선 애플의 ‘에어팟 프로’와 독일 젠하이저의 ‘모멘텀(Momentum)' 시리즈도 우수한 노이즈캔슬링 성능으로 주목 받았다.
삼성의 ‘갤럭시 버즈2’는 ANC를 장착하고도 가격을 20만원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만인터내셔널 산하의 ‘JBL'도 최근 다양한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출시했다.
블루투스 기능을 켜지 않아도 노이즈캔슬링을 작동할 수 있는 ‘투어 원(Tour One)'과 한층 발전된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라이브 660NC'가 대표적이다.
JBL이 작년에 출시한 무선 헤드폰 ‘CLUB ONE'과 무선 이어폰 ’CLUB PRO PLUS'도 노이즈캔슬링을 장착하고 높은 가성비도 갖춰 현재도 이 제품들을 찾는 마니아들이 상당하다.
역시 하만인터내셔널 산하의 ‘AKG'가 작년에 출시한 노이즈캔슬링 장착 무선 이어폰 ’N400'도 출시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판매되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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