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톺아보기] ①쉽게 풀어보는 블루투스 용어와 진실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9.26 17:31 의견 0
블루투스(Bluetooth)는 10세기 덴마크 일대를 통일한 전설의 왕 '하랄 불로탄(Harald Blåtand)'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 왕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읽으면 '해럴드 블루투스'가 된다. [자료= Fabrik Brands]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2017년 영화 '킹스맨 : 골든서클'에서 주인공 '에그시'가 스웨덴의 왕에게 '블루투스(Bluetooth)'의 기원을 설명하는 대사가 나온다.

"덴마크의 전설적인 왕 '하랄 불로탄'의 이름을 딴 것이며 번역하자면 파란이빨(Bluetooth)이죠. 블루투스 로고는 블로탄 왕의 이니셜을 룬 문자로 쓴 거죠".

요약하자면 10세기 부족국가 덴마크를 통일하는데 큰 기여를 한 불로탄 왕처럼 전자 무선 통신의 규격을 일원화시키자는 의도에서 탄생한 이름이 블루투스다.

어원만큼은 아니지만 블루투스 기술의 역사도 생각보다 오래됐다.

1990년대 중반 스웨덴의 통신장비 전문 기업 '에릭슨(ERICSSON)' 처음 개발한 이 기술은 이후 30여 년간 무선통신 기술의 대명사로 발전해 왔다.

블루투스 기술의 발전 방향은 크게 연결 안정성의 향상과 전력 소모량의 감소 두 가지다.

블루투스 기술은 잘 알려졌다시피 음향기기와 적극 결합하며 무선 이어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 왔다.

무선 이어폰을 구입하려다 보면 블루투스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스펙(Spec)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스펙과 블루투스 기술을 향한 대표적인 오해들을 살펴보자.

■ 블루투스 버전이 높으면 음질이 좋아진다?

'높은 블루투스 버전=좋은 음질'이라는 오해는 블루투스 기술의 상용화와 대중화에 힘입어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무선이어폰이 도입되던 초창기 시기에는 상당히 널리 퍼져있었다.

이는 무선이어폰 제조사들이 내세우는 교묘한 '광고카피' 때문에 생긴 오해이기도 하다. 블루투스 버전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면 자칫 블루투스 버전과 음질을 연관시키는 오류를 범하기가 무척 쉬었다는 이야기다.

눈치챘겠지만 당연히 블루투스 버전과 음질은 전혀 연관이 없다.

블루투스 버전이 높을 수록 서론에서 언급한 연결 안정성과 전력 소모량의 감소를 이끌어내지만 음질과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블루투스 버전은 가장 초기에 나온 1.X 버전을 시작으로 2004년에 표준화된 2.X버전부터 상용화의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X 버전은 블루투스 기술이 처음 탑재되기 시작한 2000년 후반이나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해 본 이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이후 3.X 버전부터는 전송속도가 이론적으로는 24Mbps까지 낼 수 있게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실생활에 적용시킬만큼 성능이 증대됐다.

2010년에 채택된 4.X 버전부터는 무선이어폰 시장의 개화와 함께 블루투스라는 단어가 실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일상 언어'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무선이어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는 단어가 사실상 동급으로 쓰여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21년 현 시점에서 가장 널리쓰이는 블루투스 버전은 '블루투스 5.0'이다. 최대속도를 2.0Mpbs까지 올리거나 전송 최대거리를 기존보다 최대 4배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전송폭이 증가되면서 다양한 'IoT' 기기 연결이 가능해졌고 전력 소모량은 한층 감소했다.

이 블루투스 5.0 버전은 현재 5.2 버전까지 발표됐다. 방향감지 기능과 더 높은 수준의 음질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오디오 코덱 'LC3(Low Complexity Communication Codec)'까지 지원한다.

■ 블루투스 코덱(Codec), 어떤 것이 있을까?

지난 기사 ([우리는 '스밍'으로 듣는다]③“FLAC? AAC?”..쉽게 풀어보는 대표 오디오코덱 8월 8일 본지 기사 참조)에서 스트리밍을 위한 대표적인 오디오 코덱을 살펴봤다.

이번에는 블루투스 오디오에서 쓰이는 코덱들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그전에 프로파일(Profile)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자.

프로파일은 블루투스의 핵심적인 기초 사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블루투스 장치끼리는 프로파일이라는 미리 정의된 규격을 통해 통신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프로파일은 고음질 스테레오 음성의 전송, 마이크를 이용한 통화 기능을 위한 프로파일인 'A2DP(Advanced Audio Distribution Profile)'과 모노럴(Monoural:한쪽 귀로 음을 듣는 것) 음성의 전송을 위한 'HSP(Headset Profile)', 자동차 핸즈프리 통화시스템에 쓰이는 'HFP(Hand-Free Profile)' 등이 있다.

무선 음향기기 구입 시 위와 같은 프로파일이 적혀있다면 어떤 사용용도를 갖고 있는지 개략적으로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이어 설명하는 블루투스 코덱이 바로 실제 무선 음향기기의 '음질'과 관련이 있다.

높은 수준의 블루투스 음질을 즐기고 싶다면 아래 소개하는 코덱들을 소스기기(스마트폰, PC, 노트북, 디지털 음원 플레이어 등)와 리시버(이어폰, 헤드폰)이 모두 대응할 수 있어야한다.

대표적인 블루투스 코덱은 먼저 'SBC(Sub-Band Codec)'이 있다.

SBC는 오디오용 A2DP 프로파일이자 블루투스 기반 소스기기와 리시버가 반드시 지원해야하는 기본 코덱이다.

즉 블루투스 오디오를 지원하는 제품은 모두 이 코덱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추후 소개하는 '고음질 대응 코덱'보다 음질면에서는 당연히 불리하지만 그렇다고해서 SBC만 지원하는 소스기기나 리시버를 사용해도 일상적인 음악감상에는 큰 지장이 없다 .

SBC는 기본적으로 낮은 비트레이트 전송을 고려해서 설계된 코덱이기 때문에 전파간섭이 많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연결성을 갖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프리미엄급 무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설정 변경이 가능한데 이 설정을 보면 '음질우선' 모드나 '안정우선' 모드로 나뉘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후자를 선택하면 바로 이 SBC 코덱을 최우선적으로 소스기기가 선택해서 음원 파일을 재생하게 된다.

음질우선을 선택하게 되면 이전에 소개한바 있는 AAC 코덱을 사용한다.

이어서 'aptX'라는 코덱도 낯이 익을 것이다.

고음질 음원을 무선으로 재생하기 위해서 필요한 코덱으로 스마트폰의 칩셋 개발사로 유명한 '퀄컴(Qualcomm)'이 고안한 코덱이다.

지금은 퀄컴에 인수된 코덱을 만든 개발사인 'Audio Processing Technology'에서 이름은 딴 aptX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코덱이다.

즉 오디오 코덱의 기본인 '압축 효율성'을 극대화 시킨 코덱이다. 전송압축효율을 높여 56kbps의 비트레이트로도 CD에 준하는 음질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 측 설명이다.

연산량을 줄이는 것도 이 코덱의 목표였기 때문에 다른 코덱으로 무선기기를 연결하는 것보다 전력 소모량도 낮은 편이다.

여기에 aptX의 후속버전들의 사용처도 최근 몇년 사이 급격히 늘었다.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기기가 가진 최대의 단점인 '레이턴시(Latency, 화면신호와 음성신호의 시간차로 인해 이른바 영상과 소리의 싱크가 맞지 않은 현상을 광범위하게 일컫는 용어' 문제를 극적으로 해결한 'aptX LL(Low Latency)', 모니터나 TV에서만 쓰이던 단어인 HD(High Definition,고해상도)를 음질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aptX HD'가 대표적이다.

높은 스펙으로 고음질 음원 재생을 무선으로 재생하는데 유리한 퀄컴의 'aptX HD' 코덱 [자료=Qualcomm]

aptX HD의 경우 24bit/48kHz까지 대응하기 때문에 고음질 flac파일이나 스트리밍도 무선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압축으로 손실된 요소들을 보충해서 완성되는 최종적인 음원 데이터, 즉 음질 부문에서는 기존 고음질 코덱들보다 여러 부문에서 앞서나가는 코덱이 aptX HD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LDAC과 SSC가 있다.

이 두 코덱은 전자제품 생산에서 오랜기간 이름을 떨치고 있는 소니(Sony)와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코덱이다.

소니에서 개발한 LDAC은 그들이 제작한 고음질 규격인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Hi-Res Audio)'를 무선이어폰과 헤드폰에 대응시키기 위한 코덱이다.

최대 990kbs의 비트레이로 24bit/96kHz까지 대응하는 성능을 갖고 있으며 타 코덱에 비해 체감 음질 차이가 커서 고음질 음원을 즐기고 싶어하는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LDAC 지원여부가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코덱이다.

다만 고속접속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접속을 위해 비트레이트를 낮추게 되면서 음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단점이다.

삼성전자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SSC(Samsung Scalable Codec)는 LDAC과는 반대로 고 스펙의 비트레이트 성능보다는 연결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코덱이다.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스마트폰과 '갤럭시 버즈' 등의 무선 이어폰에는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

연결안정성을 중시했다고 하지만 최대 비트레이트가 512kbs로 결코 낮지 않다.

삼성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라면 설정의 '개발자 옵셥'을 들어가서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을 선택한 뒤 'Scalabble Codec'을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