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기관 수요조사를 통해 공모가액 6만원을 확정한 현대중공업이 7일과 8일 양일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기관경쟁률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1882.9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836대 1을 기록한 사실이 알려지며 일반투자자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매력 포인트가 분명한 만큼 일반 청약에서 최소 ‘중박’ 이상은 칠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 포인트는 크게 ▲업계 점유율 1위의 낮은 PER(주가수익비율) ▲분명한 자금 사용 목적 ▲우리사주 초과청약 ▲기관의 높은 의무보유 확약비율 ▲경쟁사와의 차별점 존재 등 다섯 가지로 추려진다.
현대중공업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경쟁사 대비 낮은 PER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85년부터 지금까지 조선업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인데 PER는 0.8~0.9배에 불과하다.
반면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비교그룹의 평균 PER는 1.12배다. 회사별로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0.94배, 차이나쉽빌딩인더스트리 컴퍼니(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mpany Ltd) 1.03배, 차이나CSSC홀딩스(China CSSC Holdings Ltd) 1.47배, 양지장쉽빌딩홀딩스(Yangzijiang Shipbuilding Holdings Ltd) 0.77배, CSSC오프쇼어(CSSC Offshore and Marine Engineering Group Co Ltd) 1.40배 등이다.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PER 이외에도 고려돼야 할 부분이 많지만 통상적으로 PER가 낮으면 기업이 저평가 돼있다고 본다. 쉽게 말하면 경쟁사들의 평균 PER가 1.12배인데 글로벌 1위 조선기업인 현대중공업이 0.8~0.9배를 형성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분명한 자금 사용 목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번에 모집한 자금은 ‘운영·채무상환·연구개발’ 등 세 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연구개발 투자다.
현대중공업은 증권신고서에서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가스선 화물창 및 화물관리시스템 개발 외 네 분야에서의 연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행제비용(수수료, 88억원)과 운영자금(1223억원), 채무상환 자금(470억원)을 제외한 7578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전체비용(9271억원)의 81.7%에 달하는 금액이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향후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사전청약이 배정액을 웃돈 것과 기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과반을 넘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로 뽑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3~27일 직원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청약 신청을 받았다. 물량은 360만주였는데 신청액이 배정액의 2배 가까이 나왔다고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이전에 ‘대어’로 뽑혔던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에서 모두 우리사주 청약 미달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해석된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과반을 넘어섰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이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종목을 주식 시장에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뜻한다.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까지 신청할 수 있는데 현대중공업에서 나온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은 53.1%였다. 통상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종목일수록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는 역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경쟁사와의 차별점이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대중공업이 LNG선(LNG Carrier)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점과 선박엔진 등 핵심기자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한다는 점이 경쟁사와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상장 후 ‘대박’을 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중공업은 분명한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배 주문 감소와 향후 성장성이라는 해결과제가 있기 때문에 소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형성 뒤 상한가)’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19가 계속해서 변이되고 있는 상태라 향후 선박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배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갈 사람이 없으면 문제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며 “최근 전기차 시장과 메타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조선업계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며 “상장되더라도 따상처럼 크게 오르는 건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7일과 8일 일반청약을 마치고 오는 1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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