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2년 바라보는 IPO시장..이번에는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 '뜨거운 경쟁'

오아시스, NH투자·한투 대표 주관사
마켓컬리, 아직 주관사 선정 안해
두 기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GOOD'
"너무 과도한 기대감 조심해야"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7.12 12:0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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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와 오아시스의 소개 영상 [자료=각 사 유튜브 캡처]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장에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많은 기업들의 IPO(기업공개)가 이어졌다. 하반기에도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수많은 ‘대어’들이 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년에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 등 유통업계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두 기업이 내년 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에서 국내 코스피 상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업계는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상장 문턱을 상대적으로 낮춘 부분이 마켓컬리의 행선지를 돌렸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관련 규정을 수정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요건’만 충족하면 코스피에 상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마켓컬리의 대항마’로 꼽히는 오아시스마켓도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오아시스 마켓은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마켓컬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마켓컬리와 다른 점은 영업이익이다.

오아시스마켓의 지난해 매출은 2590억원으로 약 1조원을 기록한 마켓컬리와 비교하면 25%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마켓컬리와 달리 약 10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로 뽑히는 두 기업이 국내 IPO를 선언하자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미 지난해 8월과 지난달 2일 각각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 “늦어도 2023년 안에는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마켓컬리는 아직 대표 주관사 선정을 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나스닥 상장에서 국내 코스피 상장으로 노선을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PO 절차가 통상적으로 7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내년에 국내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마켓컬리가 머지않아 대표 주관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 삼성증권 등 두 증권사를 대표 주관사의 유력 후보로 뽑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인 오아시스마켓의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은 티몬의 상장주관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8년 마켓컬리가 미국 상장을 주관할 때 공동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다만 업계 예측과 별개로 마켓컬리의 주관사 선정 계획은 아직 없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아직 체계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나온 건 내년 안으로 코스피에 상장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큰 편이다. 마켓컬리는 지난 9일 다수의 기관투자자로부터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 유치를 받으며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통상적으로 시리즈F의 투자를 받으러면 기업가치는 수천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투자 금액도 수백억원 이상이 돼야한다.

오아시스마켓도 지난 7일 글로벌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으며 총 7500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를 통해 마켓컬리는 1년 만에 기업가치가 2.6배(당시 기업가치 9000억원) 뛰었고 오아시스는 1년 3개월 만에 5배 가까이(당시 기업가치 1526억원) 높아졌다.

이들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작정 ‘핑크빛 예상’만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이 짧은 시간 빠르게 성장하긴 했지만 마켓컬리의 경우 영업손실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며 “현재 두 기업 모두 전국 단위 배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층 시들해진 IPO시장이 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이 몇 차례 경험을 통해 '상장=따상(공모가 두 배 형성 뒤 상한가)'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내년 IPO시장이 올해에 비해 차가워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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