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최초의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전문 컨퍼런스가 열렸다. 비트코인을 넘어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다양한 가상자산으로 퍼져나가는 DAT 사례를 공유한 것이다. 특히 DAT 기업의 경쟁력은 자금 조달 역량에 있다며 단순 보유뿐만 아니라 유연한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예준녕 디스프레드 대표가 ‘DATCON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디스프레드는 22일 서울 강남구 가빈아트홀에서 ‘DATCON 2025’를 개최했다. 이날 예준녕 디스프레드 대표는 ‘기업 재무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 DA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먼저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스트래티지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알트코인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주요 상장사들이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1.4%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비트코인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가상자산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트레저리의 경우 트레저리 기업 보유분이 전체 거래량의 4.1%로 비트코인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솔라나의 DAT 기업 보유 비중은 2.9%다.

올해 기준 DAT 기업에 의한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470억달러다. 이는 크립토 스타트업 투자유치액인 250억달러의 2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에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추세다. 당장 국내에서도 비트플래닛·비트맥스·파라택시스코리아·하이퍼코퍼레이션 등이 같은 전략을 취하기 위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국내 시장의 경우 법인 가상자산 계좌 허용 문제로 인해 시간이 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 대표는 DAT의 본질이 보유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있다고 짚었다. 금융공학적 접근법과 시장의 프리미엄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부양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DAT 기업들은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 방식으로 유상증자 등 전통 금융의 방식을 이용해 왔다.

예준녕 디스프레드 대표 (사진=변동휘 기자)

다만 이러한 전략은 상승장에서 더 공격적인 성장이 가능하지만 하락장에서는 순식간에 무너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황 악화로 DAT 기업들의 mNAV(시가총액 대비 보유 자산가치 비율)가 하락할 경우 자금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규모 DAT 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협이 되기도 한다.

이에 예 대표는 DAT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지표와 유연한 자금조달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유상증자 등 전통적인 방식뿐만 아니라 온체인 자산 관리를 통한 일드(이자) 획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요 사례로 이더질라의 사례를 들었다. 이들은 1억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이더파이에 예치하기로 결정했다. 스테이킹이나 디파이 프로토콜 예치 등 온체인에서 더욱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 대표는 “온체인에서 안정적으로 일드를 얻고 자산을 운용하는 전략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기업들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처럼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흐름이 국내에서도 정착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DATCON 2025’는 국내 최초의 DAT 전문 컨퍼런스로 기획됐다. ‘누가 한국의 마이클 세일러가 될 것인가’를 주제로 기업 재무 전략에 디지털 자산을 접목하는 흐름에 대해 논의한다.

예 대표의 기조연설에 이어 ▲샤프링크 게이밍 ▲디파이 디벨롭먼트 ▲하이페리온 디파이 ▲소라 벤처스 ▲갤럭시 디지털 ▲애니모카 브랜드 ▲IVC ▲SBI VC 트레이드 ▲MEV 캐피탈 ▲건틀릿 ▲프라그매트릭 ▲한국디지털에셋(KODA) ▲하이퍼리즘 ▲해피블록 ▲아웃로 등의 세션이 이어진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 및 투자사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DAT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