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에서도 DAT(디지털자산 트레저리) 전략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비트맥스를 필두로 국내 웹3 게임사인 넥써쓰 등 다방면에서 가상자산 보유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순 보유만이 아닌 이를 활용한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비트맥스와 넥써쓰 등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DAT 전략이 확산되는 흐름이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넥써쓰가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본격 실행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 소식을 전한 것이다.

회사는 이를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기존 자금을 활용해 비트코인 순차 매입에도 나선다. 이는 장현국 대표가 추진해 온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비트코인과 현금성 자산을 5:5의 비율로 운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비트맥스가 있다. 이 회사도 지속적으로 CB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수해 왔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비트코인트레저리스의 자료에 따르면 비트맥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551개로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다. 비트코인 보유 글로벌 상장사로 범위를 넓히면 56위에 해당한다.

이어 위메이드가 223개를 보유해 글로벌 77위를 기록했으며 네오위즈홀딩스도 123개로 91위에 이름을 올렸다. 넥슨 일본법인의 경우 지난 2021년 매수한 비트코인 1717개를 보유하고 있어 33위에 랭크됐다.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전역에서 DAT 전략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상당한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트레저리스의 자료를 살펴보면 글로벌 상장사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은 100만개를 넘겼다. DAT 기업의 대표주자인 스트래티지가 63만8460개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후발주자들도 꾸준히 매입에 나서는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보유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락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기업 주가와 가상자산 시황이 상호 영향을 주며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최근 나스닥이 DAT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시사하자 스트래티지를 비롯해 비트마인 이머전과 샤프링크 등 관련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또한 비트코인 가격 부진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들이 비트코인 매도에 나설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패닉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관련해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는 DAT 기업들의 수익 모델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보유 자산 대출 및 옵션 상품 운용 ▲스테이킹 및 디파이 인프라 참여 ▲보유 자산을 활용한 신규 금융 서비스 개발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디스프레드 측은 “DAT 기업의 초기 성공은 시장의 유동성과 기대감에 힘입은 바가 크지만 이제는 자산운용 능력을 증명해야 할 때”라며 “조달한 자본을 활용해 설득력 있는 사업 모델을 제시하느냐가 앞으로 DAT 기업의 존재 이유를 가늠할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계 전문가도 “시장이 호황일 때는 단순 보유만으로도 호재가 됐지만 하락장에서는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어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자산운용 전략을 통해 위험 요소는 분산하고 기회는 더욱 넓히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