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LG CNS가 북미·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AI·스마트시티, 데이터센터 등 첨단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불안 요인도 존재한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로 예정된 맥쿼리PE의 대규모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과 그룹사 매출 의존도는 투자업계가 주목하는 대표적 구조적 리스크로 꼽힌다.

LG CNS 부산 데이터센터 전경. LG CNS가 행정안전부로부터 4곳(상암,부산,가산,하남)의 데이터센터에 대해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LG CNS)

북미·동남아 대형 프로젝트, ‘진짜 글로벌’ 도약 본격화

LG CNS는 올해 상반기 미국 뉴욕시 전기차 충전 관제 시스템, 조지아주 스마트시티, 케냐 ITS(지능형 교통체계) 구축 등 현지 정부·공공기관과의 대형 사업을 잇따라 따냈다.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 데이터센터 컨설팅과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자체 개발한 빌딩 통합운영 플랫폼 ‘시티허브 빌딩’과 ERP·SaaS 솔루션을 현지 호텔·오피스에 적용하며 디지털전환(DX) 기술 수출도 확대 중이다.

특히 구글, 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캐나다 코히어·미국 스킬드AI 등 AI 기업과의 전략적 투자도 강화했다. 산업용 AI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스마트팩토리·스마트물류·스마트시티 등 실물 산업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등 미래 신사업 포트폴리오도 넓히고 있다.

증권가는 LG CNS의 2025년 연간 매출을 6조4700억 원, 클라우드·AI 부문 매출을 3조8400억 원으로 전망하며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성장의 동력은 매출이 아닌 북미·동남아 등 글로벌 현장에서의 실질적 사업 확장과 신사업 경쟁력에 있다는 평가다.

금융·공공 부문 신규 수주, 미국·유럽 데이터센터 운영, 글로벌 IT 밸류체인 진입 등도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LG CNS의 신용등급을 ‘AA-, 긍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풍부한 대내외 수요와 높은 수주 경쟁력, 그리고 2020년 3조원에서 2024년 6조원으로 두 배 성장한 매출 실적 개선에 기반한 평가다.

LG CNS는 국내 주요 신용평가 3사 모두에서 신용등급 상향을 이끌어내며 등급 스플릿(신평사 간 등급 차이)도 해소했다.

LG CNS 스마트 시티 소개 영상캡쳐 (자료=LG CNS 홈페이지)

오버행·계열사 의존도, 투자업계 ‘경고등’

성장세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다음달 5일로 예정된 LG CNS의 맥쿼리PE 보유 지분(21.5%, 약 2083만 주) 보호예수 해제는 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맥쿼리PE는 2020년 인수 당시 레버리지 투자를 단행한 만큼 락업 해제 이후 상환 압박에 따라 대량 매물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투자자들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주목하고 있다.
하나는 맥쿼리PE가 보유 물량을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을 경우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에 큰 하락 압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과거 대형 오버행 이슈가 발생한 기업들에서도 보호예수 해제 직후 주가 급락이 반복된 바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워낙 대규모 물량인 만큼 직접적인 장내 매도보다는 기관투자자 대상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등 분산 매각 방식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록딜을 통해 물량이 순차적으로 소화될 경우 시장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과제로 그룹사 매출 의존도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다만 최근 비계열사(외부 고객) 매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며 내부거래 비중을 60% 아래로 낮추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올해 1분기 LG CNS의 매출은 1조 2114억 원으로 이 중 계열사 매출 비중은 52.3%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매출 1조 704억 원, 계열사 비중 68.8%)에 비해 16.5%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사업 역시 상당 부분이 그룹사와 연계된 프로젝트가 많지만 외부 고객 기반 확대와 현지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진짜 글로벌’ 체질 개선을 위한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투자업계는 “글로벌 신사업 호조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긍정적이지만, 오버행 해제와 그룹사 의존도 해소가 중장기 주가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