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 수주액이 지난해 기록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책과 노란봉투법 등의 각종 규제로 내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으로 위기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왼쪽 첫번째)이 카타르 듀칸 태양광 발전 서명 행사를 갖고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CEO, 장 모하메드 알 마리 카타르 에너지 프로젝트 수행 사업부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372억 달러(한화 약 52조원)다. 지난해 달성한 371억1400만 달러를 넘어선 기록으로 지난 10년 간 최대 규모다. 작년 동기인 179억 달러(약 25조원)와 비교하면 무료 107% 증가한 수치로 올해 400억 달러는 물론 500억 달러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양성 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동기 진출국가가 90개였지만 현재 95개로 증가했고 진출업체도 같은기간 290개에서 298개로 늘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카타르 최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카타르 국영에너지회사인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총 발전용량 2000㎿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로 설계·조달·시공에 해당하는 EPC금액만 약 1조4600억원에 달한다.
한국 건설 기업이 시공하는 태양광 발전사업 중 역대 최대 용량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부지만 27㎢로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9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비롯해 카타르에서 다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EPC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맏형으로 꼽히는 현대건설도 이달 이라크에서 30억달러(약 4조17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해수 처리(담수화)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 단일 건설사의 해외 수주로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오랜 기간 주요 국책 공사를 수행해온 브랜드 신뢰감이 수주의 배경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도 체코 신규 원전의 시공 주관사를 맡아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체코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최대 4기(5·6호기 우선) 1000㎿ 이하 원전 건설로 총 사업비 약 24조~25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주설비공사와 기기 설치, 인프라 건설 등 시공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원자력 설계와 시공, 유지보수, 해체, 사용후 연료 저장시설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건설사로 이번 체코 원전이 글로벌 건설사로 분명히 자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요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금융규제와 노란봉투법 등 다양한 규제가 나오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을 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해외 수주액도 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이후 매년 신기록 갱신(수주액)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