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문제를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적용을 꺼리는 모습이다. 시공 원가 부담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요소 때문이다. 최근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인센티브 도입 등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

층간소음을 우려해 조심히 걷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층간소음 관련 연구소를 운영 중인 대표적인 건설사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랩'을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체험형 연구시설을 통해 개발한 1등급 인정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건식바닥에 이어 습식바닥에 대한 현장 적용이 가능한 층간소음 1등급 이상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현대건설도 층간소음을 잡기위한 '에이치 사일런트 랩(H Silent Lab)'을 열고 상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닥충격음 성능등급 평가에서 경량·중량충격음 모두 국내 건설사 최초로 1등급을 받기도 했다.

공기업인 LH도 층간소음기술 연구소 '데시벨(dB) 35 랩'을 운영 중이다. 2022년 말부터 층간소음 전담 조직을 꾸려 연구와 개발을 시작했고 1등급 기본 기술 모델을 완성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현장 적용은 주저하는 모습이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선 필수적인 건축 구조물의 바닥이나 천장을 구성하는 슬래브 두께를 높여야 한다. 기둥과 보 등의 강화가 필수적인데 시공원가가 높아지는 요소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추진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제로에너지 의무화로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일부 건설사들은 정부가 제시하는 층간소음 최소 기준에만 맞추는 게 현실이다. 실제 한 재건축 현장에서 건설사가 층간소음 억제를 원하는 조합에 시공비 부담을 알리자 거부한 경우도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충분한 기술력이 있고 적용이 가능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조합원이 반대하는 경우가 되레 많다"며 "건설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제로에너지와 최저임금 인상 등 부담 요소가 너무 많아 결국 규제 최소 기준으로 맞출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층간소음이 고질적인 사회문제고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기준보다 층간소음 기준을 높인 건설사에 공공사업 시 인센티브를 주거나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고급 아파트 위주로 층간소음 최신 기술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부의 각종 규제가 건설 시장을 죽이는 목적이 아니라면 최신기술을 적극 도입할 수있도록 선제적 노력을 한 건설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