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라는 대형 악재를 헤쳐나갈 돌파구로 AI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조기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프라 분야'에 힘을 더욱 싣는 모습이 관측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8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고에 대한 책임이다.
이미 SKT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대표적으로는 위약금 면제에 따른 가입자 감소가 있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SKT 핸드셋 가입자는 3월보다 75만명 감소했다. 이 여파로 2분기 이동통신 매출이 전분기보다 387억원 줄었다.
또 유심 무상교체와 유통망 피해보상에 약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집토끼 잡기' 차원에서 실시한 5000억원 규모 고객감사패키지와 5년간 7000억원 수준의 정보보호 투자 등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거액의 과징금까지 더해진 셈이다.
이에 SKT는 AI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분위기다. 이미 2분기 실적으로 그 근거도 마련됐다. 해킹 사고 여파로 전체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AI 사업 매출'은 13.9% 성장해 일부 만회에 성공한 것이다. AIDC 매출이 13.3% 늘었고 AIX 사업도 15.3% 증가하는 등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의 5개 정예팀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관련 역량을 재차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가장 빠른 수익화가 가능한 AI 인프라 사업을 중심축으로 잡고 속도를 내는 중이다. 관련해 회사는 29일 울산 AIDC(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개최한다. SK그룹사 및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구축하는 국내 최대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울산 AIDC를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서울 구로 DC가 가동되는 시점에는 총 300MW 이상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30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AI 관련 국가 정책 추진에 있어 정부의 중요한 파트너로 설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해 이현우 SKT AIDC 추진본부장은 “울산 AIDC는 정부의 AI 고속도로 구축 및 국가 혁신 거점 육성 목표에 선제적으로 기여함으로써 향후 정부의 AI 정책 추진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로 포지셔닝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산 AIDC에 내에 구축한 GPU 클러스터 ‘해인’을 중심으로 GPUaaS(서비스형 GPU)에도 속도를 낸다. 엔비디아의 최신 AI칩인 B200 1000장 이상을 단일 클러스터로 구성해 국내 최대 규모이자 최고 성능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해인 클러스터의 GPUaa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컴퓨팅 자원 활용 기반 강화(GPU 임차지원) 사업’에 선정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SKT에 대해 “AIDC로 수익 창출이 본격 드라이브 되고 독립적인 AI 주권 확보를 지향하는 ‘소버린 AI’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사업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도 “3분기까지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재무적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4분기 이후 실적 정상화가 예상되고 2027년 울산 AIDC 가동으로 중장기 성장에 대한 가시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