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1분기 경기 저점을 찍은 뒤 2분기부터 회복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역성장 탈출을 위한 적극적 경기 활성화 노력 시급'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2% 성장률에 그쳤다.

(사진=연합뉴스)

연구원은 "1분기 과도한 경기 침체 영향으로 2분기 경기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1월을 저점으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미래 경기를 반영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세라는 점을 고려했다.

다만 연구원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문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봤다.

수출 경기 역시 2분기 이후 미국 관세 인상 정책 영향을 크게 받으면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원은 향후 경기 전망 시나리오로 U자형(완만한 회복 시나리오)·스우시(나이키 로고 모양·저속 회복 시나리오)·더블딥(재침체 시나리오) 세 가지를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인 스우시는 향후 한국 경제가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하지만 지난해 경기 하강 속도보다 향후 경기 개선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통상 전쟁의 강도가 예상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전개되고, 경기 대응용이 아닌 미래 성장 잠재력 확충용 추경 편성·중립적 통화정책 등 다소 소극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 충분한 회복 모멘텀이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U자형은 지난해 경기 하강 속도와 향후 경기 상승 속도가 비슷해 올해 말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는 낙관적 시나리오다. 글로벌 통상 전쟁 강도가 최소한에 그치고 경기 대응용 추경의 신속한 편성과 빠른 기준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해외 평가가 우호적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더블딥은 향후 경기가 반등하다가, 다시 경기 침체 국면으로 빠진다는 비관적 내용이다. 글로벌 통상 전쟁 강도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추경의 적시성 상실·매파적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정책 대응이 부재해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평가가 고착될 것이라는 것이다.

주원 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본 시나리오인 스우시 시나리오 기준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0.7%를 예상한다"며 "U자형은 1%대, 더블딥은 0%대 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구원은 지난달 초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낮췄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돼야 하지만,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 탈출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가계와 기업 경제 심리가 신속하게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의 적시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주도의 건설 경기 활성화 노력 지속과 미국과의 관세 협상 신속한 마무리, 중국과의 경제협력 지속, 취약계층 생활 안정을 위한 실효적이고 생산적인 복지정책 확대 등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