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한화오션의 반복적 안전사고가 208조원(1500억 달러) 규모 마스가 프로젝트 신뢰성에 흠집을 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국방부의 ESG평가 기준이 엄격한 이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어제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브라질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소속 30대 감독관이 사망했다. 작년 2억6000만원의 과태료에도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안전 불감증으로 신뢰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오전 11시56분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브라질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소속 30대 감독관이 하중 테스트 중 구조물 붕괴로 바다에 추락해 사망했다. (사진=창원해경)
이번 사고는 건조 중인 15만t급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장치 선박에서 발생했다. 오프로딩 호즈릴 하중 테스트 중 상부 윈치가 부러졌다. 브라질 국적 A씨는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10m 아래 해상으로 추락했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사망했다.
업계에선 이번 사고가 마스가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스가는 208조원 규모 한미 조선업 협력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한다.
한화오션은 올해 필리조선소에 약 7조원(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규모만큼 미군 함정 MRO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 국영기업 관련 사고로 국제적 파급효과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조선업 전문가도 "미국 국방부의 엄격한 ESG 기준을 고려할 때, 한화오션의 반복적 안전사고가 마스가 프로젝트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화오션 안전사고는 2022년 1229건에서 2024년 2499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7월까지도 1300건을 넘어섰다. 2024년 산재 특별감독에서 사법조치 1위(46건)다.
회사는 지난해 2월 특별감독에서 2억6555만원 과태료와 61개 조항 위반 처분을 받았다.
사람과산재 변서진 노무사는 "과거 한화오션이 수억 원대 과태료와 수십 건의 안전법 위반 처분을 받았음에도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단순한 금전적 제재만으로는 기업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변 노무사는 "현재의 과태료와 벌금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의 일부로만 인식될 수 있다"고 했다.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2022년 3월 타워크레인 승강기 와이어 교체 작업 중 하청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서도 전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건설공사 금액이 50억 미만'이라는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변 노무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진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이지만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안전관리 의무의 범위가 불명확해 무죄가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경영진 개인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평소 얼마나 안전에 투자하고 관리체계를 운영했는지를 법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