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블록체인 업계가 RWA(실물기반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의 역할과 필요성을 집중 조명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5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RWA와 스테이블코인, 금융의 새로운 표준’ 세미나를 개최했다.

‘RWA와 스테이블코인, 금융의 새로운 표준’ 세미나 현장 전경 (사진=변동휘 기자)

이날 해시드 김서준 대표가 ‘RWA, 모든 가치가 온체인으로 연결되는 시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인류의 생활 거점이 실물 세상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바뀜에 따라 금융 및 자산들도 디지털로 이동하는 추세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RWA 토큰화는 한 거래에서 자산 이전과 대가 지급이 동시 이행되는 ‘아토믹 결제’를 가능케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하나의 분산원장 위에서 금융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을 비롯해 상장주식과 채권 및 부동산 등은 각종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되고 비상장주식과 원자재 등 대체자산은 STO나 NFT 등 비유동 디지털자산으로 대치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통 VC들뿐만 아니라 크립토 VC 투자 기회도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RWA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향후에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관련 시장은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230배 이상 성장했고 시가총액은 38조8000억원에 이르렀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할 시 417조원까지 증가하게 된다. 맥킨지 등 주요 기관들은 2030년까지 RWA 토큰화 시장이 2660조원에서 1경3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된 이후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금과 국채부터 펀드와 주식 등 다방면에서 RWA 토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걸그룹 트리플에스 소속사인 모드하우스의 사례를 들어 K-POP 팬덤의 디지털 자산화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영역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기업들도 RWA 토큰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부동산 조각투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선박 조각투자를 시도하려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국민과 함께 소유 및 개발이익을 공유하고 유담을 높이며 비정형 자산의 자본조달 방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이러한 움직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제 명확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관련해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을 통해 디지털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RWA에 대한 청사진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임민수 HOR 연구원이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임민수 HOR 연구원은 RWA로의 전환이 필연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RWA는 실물경제에 존재하는 전통 및 대체자산을 포함해 모든 자산을 토큰화하는 것으로 STO는 그 중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되는 것들만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RWA의 첫 번째 대규모 채택 사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여러 한계로 인해 실물자산과의 상호운용성이 제한되고 있지만 ▲금융인프라 통합 ▲기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관투자자 시장참여 확대 등의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 지급·결제수단을 넘어 STO와 RWA를 포함한 온체인 금융의 성장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성장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의 금융주권을 지키고 온체인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RWA 발행 및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창 포필러스 프로덕트 리드 역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RWA 토큰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제는 발행에 대한 논의를 넘어 활용 방안을 구체화해야 하는 만큼 토큰화 자산 유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RWA를 함께 가져감과 동시에 온체인 금융과의 연계를 추진함으로써 거래·대출·소비 인프라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글로벌 RWA 발행 사례에 대해 조명했다. 특히 미국 채권 펀드의 사례를 바탕으로 토큰 개요와 온체인 활용 및 규제 프레임워크 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온체인 활용의 어려움 ▲낮은 홀더 수 ▲B2B 활용처 ▲규제 파편화 및 표준 부재 ▲RWA 규제 프레임워크 ▲부족한 크로스체인 솔루션 등의 시사점을 도출했다.

이후 2부에서는 정수현·홍제석 신한투자증권 선임과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이 STO 및 RWA를 위한 과제와 규제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양주동 서울거래 대표, 이원용 카사코리아 CTO, 조태흠 웨이브릿지 EU CEO, 최지웅 예탁결제원 변호사 등의 토론이 이어진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돈 자체를 토큰화하는데 머물지 않고 발행 메인넷을 통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유통되는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재미있는 혁신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