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무신사가 상장에 속도를 붙인다. 해외사업의 안정적인 안착 여부가 IPO 흥행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IPO 대어로 무신사가 꼽힌다. 상장 시점은 주관사 선정 후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가 이달 복수의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를 배포하고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사진=무신사)
무신사는 지난달 18일 복수의 증권사를 대상으로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과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조만호 총괄대표를 복귀시킨 데 이어 사업 영역별 전문성 강화를 위한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사외 이사 선임 등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SLDT를 무신사에 합병시켜 적자사업을 정리하는 등 재무 재정비도 함께 했다.
최근 들어서는 테크 및 영업 부문 임원진을 다수 영입하면서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무신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무신사 임원 수는 총 31명으로 지난해보다 7명이 늘었다. 신규 임원들은 이랜드, F&F, 요기요, 쿠팡 등 패션 및 테크 기업 출신들로 확인된다.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6705억원, 영업이익 589억원, 당기순이익 372억원을 달성했다.(이미지=무신사)
■ 작년 흑자전환 후 실적 성장 지속..상장 적기 판단
지난해 무신사의 상장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2023년 실적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면서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무신사는 조만호 대표 복귀와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매출 1조2427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뤘다.
무신사의 실적 호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6705억원, 영업이익 589억원, 당기순이익 37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1%, 영업이익은 23% 늘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4월 비상경영에 돌입한 이후 조직 전반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온·오프라인에서 발빠르게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에 주력한 결과가 2분기에 고른 성장세로 입증되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흐름을 반영해 올해를 상장을 위한 준비 시기로 적당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무신사는 상장 전 기업가치 10조원 평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2023년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몸값 3조5000억원보다 3배 가량 높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시장점유율 독보적 입지, 다양한 사업영역 확대 노력 등을 고려해 미래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 몸값 10조원은 무리한 평가일 수 있지만 최근 무신사가 제시한 비전들의 성장 여력과 자체 브랜드를 통한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미래가치에 대한 밸류 평가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에서 해외진출 비전을 설명하는 박준모 대표(사진=무신사)
■ 밸류 평가 관건은 글로벌 비전 제시..해외 매출 3조 정조준
무신사의 밸류 10조원 평가의 관건은 글로벌 사업 비전에 달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투자업계는 국내 실적으로는 무신사의 밸류를 10조원까지 책정하기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무신사의 글로벌 진출은 여전히 확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무신사도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IPO가 절실하다. 무신사는 IPO 준비에 착수하면서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 시장 진출과 오프라인, 뷰티 사업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6월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온오프라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건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 온라인(글로벌 스토어)에선 일본, 호주, 캐나다,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타이완, 태국, 미국, 베트남 등 13개 전략 국가를 넘어 중국 본토와 유럽, 중동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다고 제시했다. 미국과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북미·동남아시아 지역에는 2030년까지 오프라인 매장 개설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핵심은 중국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하는 무신사상해 상무유한책임공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상해 상무유한책임공사는 무신사가 60%, 안타스포츠 40% 지분을 갖는다. 무신사 스탠다드, 무신사 스토어의 온·오프라인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중국은 그간 국내 패션기업 및 브랜드들에게 최대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F&F의 MLB가 중국에서 단일 브랜드로 1조원 매출을 올렸다. 휠라와 안타스포츠가 2009년 설립한 합작법인인 휠라차이나는 지난해 5조3922억원 매출을 올렸다. 휠라의 지분이 15%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휠라가 중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8000억원 이상이다.
이러한 선례들을 통해 무신사의 중국 법인은 해외 매출 3조원 프로젝트의 중심 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 계획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무신사 상장의 큰 관건”이라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무신사 해외매출 3조원 목표 달성뿐 아니라 글로벌 패션기업 도약에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