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삼성전자 50돌..'이재용 리스크' 엎친데 '외부환경 악화' 덮쳐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9.06 11:32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의 대법원 상고심이 파기환송됨에 따라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와 맞물려 '오너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어느 해보다 혹독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재판은 종결되지 못했고, 4조5000억원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과 관련된 '오너 리스크'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제조업 침체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회복하지 못하고,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소재 조달 문제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국내 전자업계 라이벌인 LG전자로부터 독일에서 '공격'받아 품질 논란에 휘말리는 형국에까지 몰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포문은 LG전자가 열었다. LG전자는 이날 기자단 부스 투어 도중 삼성전자의 QLED TV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제시하는 화질선명도 기준(50%)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LG전자는 부스 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자사의 '나노셀 8K(NanoCell 8K) TV'와 업체명을 밝히지 않은 '다른 8K(Other 8K) TV'를 비교 시연했다. 나노셀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90%인데 타사의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12%라고 명시했다. 이 '다른 8K TV'는 삼성전자의 QLED 8K TV였다.

LG전자가 이번 IFA에서 글로벌 TV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8K TV' 해상도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복안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는 IFA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ICDM이 정립한 화질 선명도 기준을 강조한 바 있다.

화질 선명도가 50% 미만이면 해상도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8K TV가 물리적인 화소 수 3300만개를 충족시켜도 화질 선명도가 50%에 미치지 않으면 8K 해상도를 구현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공식 반박을 하지는 않았지만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같은 날 열린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8K를 리드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어느 곳에서든 1등을 따라 하려 하고 헐뜯는 것은 기본"이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측은 "화질 선명도는 ICDM의 권장사항을 뿐"이라며 "공식 기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IFA에서 일본, 중국 업체들도 8K TV를 대거 공개하며 격돌할 전망이어서 삼성전자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처했다.

삼성전자로서는 결국 실적과 실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공언했듯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등, 파운드리 초(超)격차 등 과제도 산적하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규제조치 등 외풍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소재 국산화를 위한 움직임도 서둘러야 한다.

지난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해 수많은 파고를 넘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굴지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현재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