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D-5’ 고려아연·MBK, 외신보도까지 끌어들여 신경전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9.29 10:09 | 최종 수정 2024.09.29 10:36 의견 0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전을 닷새 앞으로 남겨두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간 신경전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전을 닷새 앞으로 남겨두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간 신경전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29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에 이어 미국의 유력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도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공방 관련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전 세계 아연 생산량의 약 50%를 중국 제련소들이 차지하고 있어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시설로 평가받아 왔지만 중국 자본 및 기업과 연관성이 높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려고 하면서 미국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과 우려에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이에 MBK 측은 “토종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를 중국계 자본이라고 매도하는 것을 넘어서, 해외 언론사의 기사까지 왜곡해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고려아연 측의 비정상적인 홍보 형태에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MBK 측은 “고려아연 측은 WSJ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대한 서구권과 각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했지만 이와 같은 내용과 문장 표현, 단어 사용은 해당 WSJ 기사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또한 ‘WSJ,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 핵심광물 공급망 교란’이라고 보도자료 제목을 달았지만 이 역시 WSJ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MBK 파트너스가 설립 이래로 국내 기업을 중국 기업에 한 번도 매각한 적이 없으며 중국으로부터의 출자금은 전체 펀드 규모의 5% 미만임을, 그리고 고려아연에 대한 투자는 대략 10년 정도로 장기적인 투자로 보고 있음을 WSJ가 기사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MBK가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 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리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고려아연이 어느 시점에 대항 공개 매수 등 역공을 펼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K의 공개 매수가 상향으로 이번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MBK가 투입해야 하는 돈은 3조6000억원 이상이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고려아연의 필요 자금은 1조13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해당 자금 조달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를 찾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1조원 안팎의 자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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