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상반기 실적 발표 돌입..리딩금융 경쟁 ‘새 국면’

23일 KB금융 시작으로 2분기 실적 발표 돌입
홍콩ELS 사태 마무리로 리딩금융 경쟁 새국면
밸류업 프로그램 대표 수혜주..주주환원책 기대감↑
“하반기엔 실적 경쟁 이어 주가 경쟁도 치열”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7.22 11:23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이번 주 2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1분기 실적을 끌어내렸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면서 리딩금융 경쟁도 새 국면을 맞는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자료=각사)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3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이번 주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KB금융은 23일, 신한·하나·우리금융은 26일 2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2분기 총 4조52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2811억원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홍콩 ELS 영향을 받았던 1분기 4조2286억원과 비교하면 7.1% 늘었다.

2분기 실적 개선은 홍콩 H지수 상승에 따라 ELS 손실 비용 일부가 환입된 영향이 크다. 1분기 금융지주는 홍콩H지수 ELS 배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2분기 들어 홍콩 H지수가 반등하면서 최소 30%의 환입금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금은 KB금융이 862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금융(2740억원), 하나금융(1799억원), 우리금융(75억원) 순이다.

아울러 시중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익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도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PF 정상화 방안에 따른 금융지주사 전체 추가 충당금은 약 8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홍콩H지수 상승으로 ELS 환입도 약 2400억원 내외 발생할 전망”이라며 “6월에는 5월에 이어 시중금리가 더 큰 폭 하락하면서 2분기 중 유가증권 관련익이 상당히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이를 감안하면 실제 순익은 컨센서스를 상당폭 상회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홍콩 ELS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면서 실적 순위 경쟁에도 변수가 생겼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1조47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6% 확대될 전망이다. 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데 ELS 충당금 환입 규모가 금융지주 중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리딩금융을 탈환했던 신한금융의 2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1조3054억원으로 전분기(1조3215억원) 대비 1.2% 떨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의 예상이 맞다면 KB금융이 1분기 만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재탈환하게 된다.

하지만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신한금융이 2조6269억원으로 예상 실적이 가장 크다. KB금융은 이보다 1000억원 가량 적은 2조5240억원의 누적 당기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지주 실적 경쟁은 상생금융과 홍콩 ELS 배상 관련 충당금 영향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홍콩H지수 회복으로 ELS 충당금 환입이 결정되면 어느 정도 윤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리딩금융 경쟁만큼이나 주주환원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추가적인 주주환원책도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대 금융의 주가는 정부 주도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감에 연초 대비 두자릿수 이상 올랐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KB금융 주가는 58.2%가 뛰었고 신한금융은 38%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이 흐름을 지속하려면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이 요구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평소 주주환원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금융당국에서 먼저 요구하고 있으니 주주환원을 확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하반기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금융지주의 주가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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