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속도 내는 여기어때·관망세로 전환한 하나투어 ‘엇갈린 행보’
여기어때·하나투어, 업계 훈풍에 지난해 실적 호조
CVC캐피털, 여기어때 지분 추가 확보..매각 속도 전망
하나투어 매각 내년으로..지분 27.78% 3000억원 책정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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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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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최근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여기어때와 하나투어 행보가 엇갈렸다. 여기어때는 매각에 속도를 내는 반면 하나투어는 잠시 관망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와 하나투어가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매각설에 힘이 실린다.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여름과 함께 여행 성수기 시즌에 돌입하게 되면 실적 호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실제로 여행 수요 회복으로 여행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거래액 1조 75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 상승했다. 마케팅 비용과 객실 매입 비용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전년대비 1846억원으로 집계된다. 영업이익은 464억원으로 전년대비 54% 올랐다.
하나투어도 실적 상승세다. 하나투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58% 오른 398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 매출액도 전년동기대비 121% 증가한 1833억원을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85% 오른 216억원이다.
업계는 빠르면 올해 안으로 양사 모두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어때는 지난 2019년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지분 총 76%를 사들이며 여기어때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통상 사모펀드가 지분 확보 이후 5년차에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가 매각 시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CVC캐피탈 인수 이후 여기어때는 적자에서 벗어나 매년 수익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여기어때 영업이익은 CVC캐피탈이 들어오기 전인 2018년 92억원 적자에서 ▲2019년 72억원 ▲2020년 115억원 ▲2021년 155억원 ▲2022년 232억원 ▲2023년 464억원으로 오름세다.
CVC캐피털이 여기어때 지분을 2022년 80.49%에서 지난해 80.87%로 추가로 확보한 점도 올해 매각 추진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여기어때 매각 주간사로 선정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지난달 잠재 투자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에서 바라보는 여기어때 몸값은 1조 5000억원 이상이다. 사모펀드, 글로벌 여행사 등이 잠재적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매각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여기어때와 다르게 하나투어는 최근 매각에 대해 ‘관망’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더 높은 실적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몸값을 더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패키지 송출객 수가 전년동기대비 61% 늘어난 58만 2000명으로 가파른 모습”이라며 “2026년까지 20% 이상 영업이익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도 매각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3월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고 선정에 평균 3~4개월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투어는 현재 매각 주관사 선정 중이며 매각 완료까지는 1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올해 전략적 방향으로 패키지 수익성 강화와 외국인 개별여행자(FIT) 시장에 대한 장기적 대응에 집중할 것”고 말했다.
IMM PE가 특수목적회사 하모니아1호를 통해 보유한 하나투어 지분 16.68%에 박상환 회장 및 권희석 부회장의 지분을 모두 더한 27.78%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지분 매각 비용은 3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가 전년동기대비 부채총계가 17.5% 증가했지만 그 이상의 실적 성과가 나오고 있어 매물로 나온다면 많은 곳에서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며 “단기간 매각이 이뤄지기는 어렵겠지만 글로벌 여행사부터 국내에서는 과거 하나투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야놀자도 다시 관심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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