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등장·트위치 퇴장이 불러올 변화

네이버, 게임 스프리밍 서비스 본격화…아프리카TV 등과 경쟁
글로벌 플랫폼 '트위치' 한국 시장 철수로 망 사용료 논란 재점화

김명신 기자 승인 2023.12.18 11:19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글로벌 빅테크들의 변화에 따른 국내 IT업계 경쟁 구도와 변화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본격화한다. 아마존 계열 트위치는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의 변화와 더불어 ‘망 사용료’ 이슈가 또다시 화두가 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치직(CHZZK)’을 오는 19일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일부 게임 스트리머의 방송을 송출하는 공개 시험(OBT·오픈 베타 테스트)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직원을 대상으로 치지직 비공개 시험(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을 시작한 바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또 다른 비공개 시험인 치지직 QA(Quality Assurance·품질보증)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치지직의 등장을 둘러싸고 트위치가 내년 2월 27일 한국 시장 철수를 계획한 가운데 670만명에 달하는 트위치의 글로벌 스트리머 유치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위치의 철수로 기존 아프리카TV와 경쟁 구도를 그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네이버 치지직 로고.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오는 20일부터 진행되는 스트리머 간 게임 대회 ‘자본주의가 낳은 대회(자낳대)’ 후원과 방송 송출을 한다. 2019년 시작된 자낳대는 트위치 스트리머들 위주로 진행되는 e스포츠 대회다.

네이버는 치지직을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프리카TV 역시 트위치와 협력 강화 등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 유치전에 나선 모습이다. 아프리카TV는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트위치 계정을 아프리카TV에 연동하면 자동으로 아프리카TV 내에서 매칭이 이뤄지게 했다. 트위치 계정으로도 로그인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협력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19일 처음 공개하는 것은 맞다. 오픈 베타 테스트로 진행돼서 일부 스트리머에 한해 송출 예정”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 전환의 경우 아직 미정인 상태로 모든 가능성을 두고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치 철수와 맞물려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서는 “게임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좋은 서비스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타사 영상 콘텐츠들이 많지만 네이버도 강점이 있는 만큼 스트리머들과 협력할 시너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무엇보다 검증된 플랫폼인 만큼 론칭 후 많은 이목이 쏠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위치 철수는 업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면서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흡수하면 국내 플랫폼들의 성장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회로 보는 시각이 높다. 트위치가 시장에서 큰 포션을 차지했던 만큼 네이버나 아프리카TV 등이 잘 흡수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아프리카TV)


■ ‘트위치’ 철수, 시장 점유율 변화·망 사용료 ‘아젠다’

트위치의 한국 시장 철수 공식화는 업계 다양한 아젠다를 불러오고 있다. 시장 점유율의 변화에 이어 ‘망 사용료 논란 재점화’ 등이다. 트위치의 이번 한국 시장 철수 배경에는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망 사용료)’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트위치는 다른 대부분 국가에 비해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망 사용료)가 높은 점을 내세우며 내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른 망 사용료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망 사용료는 네이버, 구글,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 지급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해외 사업자의 일평균 국내 트래픽 비중은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28.6%)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국내 대표 플랫폼인 네이버(1.7%)와 카카오(1.1%)는 낮은 트래픽 점유율에도 ISP에 매년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구글은 여전히 망 사용 대가를 ISP에 지불하지 않고 있다. CP가 망 사용료까지 내는 것은 이중 과금이라는 논리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 OTT 기업이 망 사용료 부담 회피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는 8개의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트위치 사태로 ‘망 사용료’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른 만큼 향후 업계 이슈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 법제화 논의를 둘러싼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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