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리포트+]① ‘팁 잡음’ 카카오모빌리티, 점유율 90%의 지배력

팁 기능 인식 조사에서 ‘부정적’ 76% 압도적
자율 선택 주장 불구 반(半)강제성 확대 우려
“시범 운영 시점 미정…의견 수렴 후 도입 결정”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8.23 08:16 | 최종 수정 2023.08.23 08:21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가 잇단 잡음에 휘말리고 있는 모양새다. 새롭게 시범 도입되고 있는 ‘택시 팁’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비롯해 지자체와는 ‘택시 수수료 이중 부과’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불공정거래’를 둘러싸고 지난 2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와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 점유율 90%의 지배력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그 영향력을 이용한 ‘플랫폼의 갑질’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 문제 근절까지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택시 팁’ 도입 왜 했나…택시 이용에 부정적 vs 2천명 이용

카카오모빌리티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택시 기사에게 팁(TIP·봉사료)을 줄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 것과 관련해 ‘택시 팁’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유는 ‘배달비 등장’과 맞닿아 있다.

“택시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회사 측의 주장에 맞서 ‘팁 문화’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 비교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팁 때문에 택시 서비스 질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시장 지배력을 가진 점유율 1위 업체의 ‘팁 정착’으로 ‘제2의 배달비 등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택시 팁’이 택시 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소비자 10명 가운데 7명이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서 도입에 대해 반대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71.7%로 집계됐다. 찬성에 더 가깝다는 의견은 17.2%에 그쳤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1%로 나타났다.

일부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 도입에 대한 인식도 ‘매우 부정적’(36.7%)이거나 ‘부정적’(21.6%)이라는 인식이 ‘매우 긍정적’(3.6%)이거나 ‘긍정적’(10.5%)이라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9일 별도 교육을 받고 승차 거부 없이 운영되는 카카오T블루에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이 기능은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한 직후 서비스 최고점을 준 경우 팁 지불 창이 뜨며 승객은 1000원, 1500원, 2000원의 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그러나 대중교통 요금의 인상 기조 속 택시 요금까지 오른 상황에서 이용자의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호출 택시 팁 기능 도입이 향후 택시 이용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매우 부정적’(35.7%)과 ‘부정적’(40.5%)이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팁 지불 여부는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가 수취하는 수수료도 없다는 주장이다. 기사의 팁 강요로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택시는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없도록 조치한 점도 회사 측의 항변이다.

그러나 점유율 90% 플랫폼의 ‘팁 정착’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반(半)강제성 확대 여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오히려 ‘감사 팁’ 기능 도입 후 하루 평균 1900명에 달하는 승객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고무적인 성과에 의의를 뒀다. 그러면서 ‘팁’이라는 용어에 따른 부정적인 인식을 경계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최근 설문 조사 결과는 팁에 대한 찬반 의견으로, 팁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으로 회사 측은 판단하고 있다”면서 “‘카카오 팁’ 기능에 대해 이용해본 이용자에 대한 설문인지, 팁 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설문인지 알기 어렵지만 회사 측이 보는 데이터로는 도입 후 일주일 간 하루 평균 2000명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팁 기능 도입 배경에 대해 “가맹택시상생협의체에서 상생 방안 일환으로 이런 기능이 도입해보자 논의가 나왔고 이번에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다”면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 기사들에게 고객이 만족했을 경우 팁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서 조금 더 나은 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인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고객 이용 경험이나 서비스 만족도 높아지는 선순환을 이끌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 반응 등만 보고 ‘긍정’ ‘부정’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 않나는 입장”이라면서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서 만족하는 분도 있고, 기사 댓글이나 설문 조사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주는 분도 있다. 아직은 도입 초기이고 시범 운영 단계이다 보니 다양한 각도로 보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팁’ 제도의 경우 시범 적용 상태로, 도입 여부 시점을 정해둔 것은 아니”라면서 “회사 측은 다양한 반응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자들이나 현장 반응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방향성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좋은 방향으로 고민하고 서비스를 수정하고 개선할 예정이며 이후 팁 제도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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