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세 위험 상황 경고..역전세 위험 비중 50% 넘어

하재인 기자 승인 2023.06.04 14:13 | 최종 수정 2023.06.04 14:23 의견 0
한국은행이 분석한 깡통전세·역전세 현황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비중 가구 비중이 50%를 넘었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된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한국은행이 깡통전세와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 추정 분석을 통해 현 전세제도의 위험한 상황을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6월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실린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전국의 깡통전세와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을 추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깡통전세는 주택시장 하락세로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역전세는 전세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5만6000가구의 2.8%에서 지난 4월 8.3%의 16만3000가구로 증가했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도 같은 기간 51만7000가구의 25.9%에서 102만6000가구의 52.4%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깡통전세와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각각 1.3%와 48.3%였다. 이어 ▲비수도권 깡통전세 14.6%에 역전세 50.9% ▲경기·인천 깡통전세 6%에 역전세 56.5%를 기록했다.

4월 기준 깡통전세에 해당하는 주택의 경우 평균적으로 기존 보증금 대비 매매시세가 2000만원 정도 낮았다. 역전세는 기존 보증금 대비 현재 전세가격이 7000만원 정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깡통전세의 기존 보증금과 매매시세 격차 상위 1%는 1억원 이상이고 역전세의 상위 1%는 3억6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의 물가영향 및 주요국 비교’를 통해 최근 요금 인상도 물가 상승 폭을 키울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은 지난달 16일 각각 킬로와트시당 8원과 메가줄당 1.04원씩 올라갔다.

한국은행은 “이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 내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이 각각 5% 가량 오르면서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가량, 올해 연간 상승률은 0.1%포인트 정도 각각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년여간 우리나라의 인상 속도는 과거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했지만 “주요국과 비교할 경우 전기·도시가스요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뒤늦게 반영하면서 최근 인상 속도도 더딘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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