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끊이지 않는 ‘위생·안전’ 논란..맥도날드, ‘눈 가리고 아웅’식 대처 언제까지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0.07 16:40 의견 0
생활경제부 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거기는 옛날부터 문제 많았잖아. 이제 딱히 기대도 안 된다.”

맥도날드에서 종종 버거를 사먹는다는 지인에게 최근 맥도날드 이물질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맥도날드를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충성고객 치고 꽤나 자조적인 대답이다. 왜 사먹느냐는 질문에는 ‘급히 끼니를 때울 때 대충 먹기 편하다’는 애정 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어릴 적 ‘해피밀’ 장난감의 추억이 무색할 만큼 요즘 맥도날드의 위상은 한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식품을 취급하는 프랜차이즈인 만큼 위생 및 안전 문제는 치명적이지만 잊을 만하면 관련 논란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가장 최근의 논란은 이물질이다. 맥도날드 청담점은 감자튀김에서 벌레 튀김이 나왔다는 의혹에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매장 불시 조사를 받았다.

식약처가 첨부한 맥도날드 청담점 조리장 내 위생관리 미흡 증거 사진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 조사 결과 해당 매장은 ▲감자튀김 설비 주변 등 청결‧위생관리 미흡 등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천장 배관 부분 이격 등 시설기준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해당 이물을 조사기관에 제공하지 않아 관련 조사는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진위 여부 판단은 어렵지만 공개된 주방 사진에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7월 이물질로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소비자가 햄버거를 먹던 중 조리도구에서 이탈한 금속 이물질을 발견해 지자체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된 데 따른 결과다.

물론 맥도날드가 위생 및 안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6년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를 사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의혹에 일명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 위생 문제가 크게 주목받았다.

이 같은 의혹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1월 전국 310개 매장에서 식품 안전 시스템을 공개하는 ‘주방 공개의 날’을 개최했다. 원재료 보관 및 관리 과정부터 주방 내부의 위생 관리와 조리 과정까지 모두 확인하는 행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 문제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맥도날드는 품질 관리를 위해 자체 유효기간을 사용했다. 유통기한보다 짧은 유효기간은 원재료 품질을 더욱 높은 수준에서 유지·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그런데 지난 2019년부터 이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폐기하지 않고 유효기간 스티커만 덧붙여 재사용해 논란이 불거진 사건이다.

해당 논란은 맥도날드가 자체 설정한 유효기간이 식품위생법상 유통기한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 없이 끝났다. 그러나 위생 및 안전을 위한 자체 품질 관리 제도가 훼손됐다는 점에서 관련 문제에 대한 맥도날드의 진정성이 의심된다. 이물 논란 역시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한다는 사과문만 내놓을 뿐이다. 안일한 대처에 일종의 소비자 기만 행위로도 비춰진다.

맥도날드의 ‘눈 가리고 아웅’식 대처로 근본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소비자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 지난 6일 TV조선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식약처 분석 결과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위생관리 부실 및 이물질 혼입 적발 건수 1위로 나타났다. 맥도날드는 총 400개 매장에서 86건이 적발돼 적발률 21.5%로 2위인 동대문엽기떡볶이(9.6%)의 두 배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비위생 실태로 불명예를 얻었다.

세계적인 외식 프랜차이즈 1위인 동시에 국내 비위생적인 외식업체 1위인 맥도날드의 민낯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어린 시절 행복과 추억의 외식 공간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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