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신입행원 대규모 채용한다더니..뚜껑 열어보니 ‘기대 이하’

2018년 4대 은행 공채 2500명→지난해 500명
신한은행 400명 채용에 대규모 공채 기대감↑
KB국민·우리은행 “이미 상반기 수시채용 늘려”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9.20 11:05 | 최종 수정 2022.09.20 11:33 의견 0
지난달 24일 서울 동내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부스를 가득 메우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반기 은행권의 채용문이 열렸지만 채용 규모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위축됐던 은행권이 적극적인 신입사원 채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아직 대규모 채용에 나선 은행은 없다.

시중은행 가운데 아직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채용 규모가 예년 수준이거나 조금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하반기 신입행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하반기 공채에 나선 신한은행은 5개 전형에서 400명 규모의 신입행원을 채용한다. 지난해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규모가 250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채용 규모를 대폭 늘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영업환경 변화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미래 직무 인재 수요와 청년고용 창출에 대한 사회적 기대 등을 감안해 전년 대비 더욱 많은 채용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하반기 대규모 채용에 나서면서 다른 시중은행도 이에 동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위축됐던 은행권 취업 시장이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활기를 되찾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전망에서다.

은행권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8년 4대 은행의 신규행원 채용 규모는 약 2400명이었다. 당시 KB국민은행 500명, 신한은행 600명, 하나은행 500명, 우리은행 750명 등 대규모 채용이 이어졌지만 코로나 이후 각 100명대로 쪼그라들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300명 수준의 신입행원 채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열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예년과 비슷하게 300명 수준을 채용하지 않을까 한다”며 “요즘에는 신입보다 수시 채용을 많이 하는 추세로 바뀌었지만 그 수준을 유지해 채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규모는 지역인재·미래성장·디지털 3개 부문에서 각 두자릿수 규모인 파악됐다. 지난 1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류 접수가 진행된다.

KB국민은행도 이달 중으로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에 나설 예정이지만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반기 수시채용 규모를 크게 늘려 채용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이미 200명 정도 수시채용을 했기 때문에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반기 채용 인력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우리은행의 경우도 다음달 하순 이후 채용공고를 진행한다.

최근 우리금융에서 하반기 공채 규모를 확대해 총 800명 규모의 채용 계획을 밝힌 상태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자회사를 통해 총 360여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공채 대신 수시 채용 형태로 신입행원을 모집해 왔다. 지난해 185명을 신규 채용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수시채용으로만 이미 150명을 채용한 상태로 하반기 대규모 채용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 국면이 완화되면서 은행권에서는 섣불리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기 보다는 점차 채용 규모를 늘려가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작년, 재작년 코로나 영향으로 대규모 공채는 어려웠다”면서 “코로나 확산세가 감소할수록 채용을 조금씩 늘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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