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위 SK "아직 배고프다"..최태원 회장, 'BBC 큰 그림'에 67조 투입

비수도권 67조 투자..배터리·바이오·반도체 집중
올해 1만3000명 이상 인재 채용..작년보다 50%↑
"경영전략 논의도 활발"..내달 CEO 세미나 개최
자회사 실적 호조..연간 영업이익 10조 돌파 관측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9.15 10:12 의견 0
지난 6월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사진)이 발언하고 있다. [자료=SK그룹]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프론티어가 되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년 포부답게 비(非)수도권에 67조를 투자하며 도전적인 행보를 펼친다. 그룹의 성장동력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의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재계 2위'를 거머쥔 승부사의 '성장 집념'이 어디까지 강해질 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BBC 산업'의 국내 기반 시설과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비수도권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투자는 ▲반도체·소재 30조5000억원 ▲그린(친환경) 22조6000억원 ▲디지털 11조2000억원 ▲바이오·기타 2조8000억원 등으로 나뉜다.

앞서 최 회장은 오는 2026년까지 이러한 BBC 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와 해외에 247억원을 쏟아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AI(인공지능)와 DT(디지털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와 반도체 소재 분야에 전체 투자 규모(247조원)의 절반 이상(142조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67.4조원) ▲디지털(24.9조원) ▲바이오 및 기타(12.7조원) 부문에 각각 투자도 이어간다.

이번 비수도권 투자 역시 국내에 투입될 179조원의 일부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충북 청주 M15X에 총 15조원을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 투자 사례다.

또 SK실트론은 SiC 웨이퍼 제조공정 확대를 위해 최근 1900억원을 들여 경북 구미2공장의 웨이퍼링·에피 그로잉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오는 2025년까지 구미에 1조원을 추가로 투자해 공장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SK㈜ 머티리얼즈는 내년까지 경북 영주·상주, 세종 등에 1조원을 쏟아 특수·산업 가스와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소재 생산 공장을 신설 및 증설한다. SK E&S도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충남 보령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인근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청정수소 생산 플랜트를 구축한다.

핵심 성장동력을 키워나갈 인재도 육성한다. 지난해 채용 규모인 8500명보다 50% 늘어난 1만3000명 이상을 올해 채용키로 한 것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최 회장의 통 큰 투자는 SK의 '재계 2위'라는 타이틀이 더욱 빛을 발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SK는 현대자동차를 처음으로 제치고 자산총액 기준 기업집단 2위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16년 만에 삼성 뒤를 바짝 쫓게 됐다. 당시 55조원 수준이던 자산총액도 다섯 배 이상이 됐다.

최 회장은 CEO로서 그룹을 챙기는 회삿일에도 집중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17일 'SK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그룹 임원들에 '기업가치 극대화'를 주문했다.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같은 맥락에서 다음 달에도 'CEO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내년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재계 2위로 도약한 만큼 신사업 확장을 향한 최 회장의 광폭 행보는 갈수록 속도를 더해갈 것이란 관측이다.

빛나는 성적표도 예고됐다. SK는 올 2분기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결 매출액 33조3000억원, 영업이익 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5%, 191.3% 올라 역대 최대 연결 실적을 거뒀다. 증권가에선 SK가 하반기에도 자회사 성장세에 탄력을 받아 올해 연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 핵심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R&D(연구&개발)에도 대규모로 투자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라며 "국내 고용을 창출하고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협력업체와도 동반성장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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