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고가 아파트 보유 국회의원 30명, 시세보다 34% 낮게 신고"

이혜선 기자 승인 2021.01.26 13:39 의견 0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경실련 서휘원 정책국 간사(왼쪽부터), 김헌동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단장,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이 '국회의원 보유 아파트 상위 30명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자료=경실련 유튜브 캡처]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아파트 재산 신고액 기준 상위 30명을 분석한 결과 시세보다 34%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신고했다는 시민단체의 조사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회의원 보유 아파트 상위 30명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아파트 재산 상위 30명이 신고한 재산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 신고액은 1인당 평균 25억원이었지만 2020년 11월 시세는 37억7000만으로 시세보다 34% 낮게 신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위 10명이 신고한 재산 중 아파트 신고액은 1인당 35억7000만원으로 2020년 11월 시세(56억3000만원)보다 20억6000만원 낮았다.

경실련은 20대 국회의원 이후 재선 의원은 2020년 3월 공개 자료를 이용했다. 그 외 재선 의원(재등록자)과 초선 의원(신규등록자)은 2020년 8월 공개 자료를 이용해 조사했다. 시세 조사는 국민은행, 다음 부동산 등 부동산 시세 자료를 참조했다. 재건축 또는 재개발된 경우 과거 시세는 개발 이전 주변 아파트의 시세를 적용했다.

경실련은 정당별 아파트 재산 신고액도 공개했다. 2020년 4월 총선 기준 국민의힘(19명) 의원들이 신고한 아파트 재산 신고액은 1인당 23억2000만원으로 2020년 11월 시세(36억9000만원)보다 13억7000만원 낮았다. 더불어민주당(9명) 의원들이 신고한 아파트 재산 신고액은 1인당 30억1000만원으로 시세(41억1000만원)보다 11억원 낮았다.

경실련은 "상위 30명 가운데 김회재, 김희국, 송언석, 이헌승 의원은 국토위 소속이고 서병수, 유경준 의원은 기재위 소속"이라며 "이해충돌에 대한 국민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주택자, 부동산 부자들이 유관 상임위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위 30명이 보유한 아파트 가격은 지난 10년간 한 채당 평균 2010년 12억4000만원에서 2020년 22억2000만원으로 79.4%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4년간 평균 14억9000만원에서 2020년 22억2000만원으로 49.4% 올랐다.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아파트는 특히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상위 30명의 경우 보유한 아파트 51채 가운데 38채가 서울에 있어 서울 집중도가 74.5%에 달했다. 이 중 28채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에 있었다.

경실련 김헌동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단장은 "국회의원들의 실제 재산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부동산 등 재산을 공개하는 것인데 실제보다 매년 축소해 왔다"며 "올해 고위공직자 자산 신고를 할 때 보유 부동산을 시세대로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보유 부동산의 소재 등 상세한 정보를 함께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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