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농사·디파이·CBDC..지난해를 달군 가상자산 업계 최대 이슈들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1.23 09:5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세계적인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업체 크립토닷컴이 지난해 있었던 가상자산 업계 큰 이슈들을 정리해 리서치 자료로 배포했다. 지난해는 비트코인의 놀라운 상승과 더불어 가상자산 시장에의 기관 참여가 활발한 한 해였다. 이제는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서서히 자리 잡아가며 급격한 폭락을 줄이고 지속적인 상승 랠리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 2020년은 비트코인의 해

지난해 1월 1만달러가 채 안 됐던 비트코인 가격이 12월 4만달러까지 도달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자료=크립토닷컴]

​2020년은 비트코인(BTC)이 롤러코스터 같은 큰 변동을 보인 한 해였다. BTC는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지난 3월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에 50% 하락하며 극심한 저점을 기록하였으나 곧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며 포물선 랠리를 이끌었고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BTC 인플레이션율이 절반으로 줄어들며 세 번째 반감기를 겪었다. 2020년에 예정되었다가 취소된 올림픽과 달리 BTC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떨쳐버리면서 계속해서 상승했다.

■ 디파이 열풍

디파이 열풍이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대형 화제가 되면서 디파이 가상자산 예치물량이 23배나 증가했다. [자료=크립토닷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2020년을 논할 수 없다. 지난 해 불어닥친 디파이 열풍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인 봉쇄(Lockdown) 속에서 빛을 발했고, 거의 매주 새로운 프로토콜과 일드 파밍(Yield Farming) 이니셔티브가 발표됐다. 디파이의 TVL(Total Value Locked, 가상자산예치물량)은 7억달러 미만에서 150억 달러로 총 23배 이상 성장했다.

크립토닷컴 리서치에 따르면 크립토닷컴 역시 디파이의 혁신적인 ‘머니 레고(Money Legos)’ 특성을 반영한 디파이 중심 콘텐츠를 다양하게 발간해왔다.

■ 일드 파밍의 서막

'이자농사'라 불린 일드 파밍은 ICO를 능가하는 가상자산 시장 지각변동을 만들었다. [자료=크립토닷컴]

무신뢰 오픈소스 금융 서비스라는 핵심 원칙 외에 디파이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혁신은 바로 일드 파밍(Yield Farming, 이자 창출)이었다. 플랫폼의 소유권은 제작자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초기 지지자에게도 있다는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일드 파밍을 통해 이러한 혁신에 함께했고 디파이 제작자들은 주식 분배 모델을 우리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극단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크립토닷컴은 일드 파밍의 효과가 향후 몇 년 동안 가상자산 및 금융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많은 기관들이 비트코인 채택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등 많은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자료=크립토닷컴]

​BTC가 매일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기록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었던 사건을 다시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2020년은 가상자산이 대중적 수용(Mass Adoption)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디딘 획기적인 해로 기억될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움직임은 지난 8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가 2억5000만달러의 현금준비금(Cash Reserve)을 비트코인으로 구성했다는 발표로 시작됐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외에도 스퀘어(Square)의 즉각적인 BTC매수에 이어 기관에서도 하나씩 가상자산 지원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금까지 가상자산을 인정하지 않았던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 책임자을 지명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 관리 기업 중 하나인 피델리티(Fidelity)는 부유한 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펀드를 출범했으며, 비트코인에 5% 포트폴리오 할당을 권장했다. 또 씨티은행(Citibank)은 BTC가 2021년 말까지 3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대담한 예측을 했다. 싱가포르 은행 DBS는 자체적인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출시했다.

■ 페이팔, 그리고 가상자산의 대중적 수용 시작

세계 3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결제를 도입함에 따라 가상자산의 사용자가 눈에 띠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자료=크립토닷컴]

상기의 기관 외에도 특별히 눈에 띄는 한 기관이 있다. 바로 페이팔(Paypal)이다. 지난 10월, 3억 명의 사용자가 가상자산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페이팔의 발표가 있었다. 페이팔은 거래소 파트너인 팍소스(Paxos)와 협력해 페이팔 사용자 자금이 가상자산, 특히 비트코인으로 대량 유입되도록 이끌었다.

페이팔과 같은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은 비트코인의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법정화폐-스테이블코인 프로세스를 통과하거나 거래소에 돈을 송금할 필요가 없는 페이팔의 방식은 이전에 가상자산 구매가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했던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효과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을 개방했다.

■​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한 중국

중국은 2014년부터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시작했다. 현재는 디지털화폐 분야에서 중국이 가장 앞서고 있다. [자료=크립토닷컴]

전 세계 중앙 은행들이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중국 인민은행(PBoC)은 그 보다 많이 앞서나갔다. 디지털 인민폐를 이용한 중국의 실험은 2020년에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었던 이 프로그램은 현재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시험 시행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국가 감시의 의미 외에도 많은 경제적 영향이 있다. CBDC는 보다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결제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은행 부문의 탈중개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디지털화폐 전자결제(Digital Currency, Electronical Payment)라의 극한 유용성을 통해 중앙 은행이 주변 국가의 통화 주권을 삼킬 수 있는 '디지털 통화 영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기록적인 가상자산 신용 거래 증가

지난해 세계 주요 기관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해 가상자산 신용거래량이 급등했다. [자료=크립토닷컴]

선물 발행부터 온체인 및 오프체인 대출까지, 지난 해 모든 종류의 가상자산 신용 거래가 엄청난 증가를 기록했다. 시장조사 기관 스큐 애널리틱스(Skew Analytics)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미체결 약정은 2020년 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디파이 대출 기관인 컴파운드(Compound)와 에이브(Aave), 메이커(Maker)는 모두 시파이(CeFi, 중앙화 금융) 기업인 제네시스 캐피탈(Genesis Capital) 및 블록파이(BlockFi)와 마찬가지로 대출 발행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가상자산 마켓에서 포물선 급등과 함께 급격한 신용 거래 증가를 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후 신용 경색으로 인해 청산이 더 낮은 가격을 낳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듯하다.

다른 한 편으로 건전한 신용 시장의 존재는 매도 의사가 있는 사람이 주로 세금과 관련한 이유로 완전히 매도하는 대신 가상자산을 빌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체로 가상자산 신용 시장의 발전은 가상자산 전체의 지속적인 성장에 있어 필수적이다. 기관은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신용 및 파생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거래소의 규제 공포

지난해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도 활발했다. 대표적으로 비트멕스 거래소 경영진이 미국 법무부로부터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됐다. [자료=크립토닷컴]

가상자산의 놀라운 성장 얘기 외에도 잊지 말아야 할 몇 가지 난관도 있었다. 지난 10월, 미국 법무부는 자금세탁 혐의로 비트멕스(BitMEX) 거래소 고위 경영진을 기소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비트멕스가 자금세탁방지(AML. Anti Money Laundering)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거래소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해였다면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겠지만 2020년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회복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두 사건 이후 잠시 중단됐지만 빠르게 회복됐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글로벌 규제 기관은 가상자산 산업을 뒤흔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 세계 관할 구역에서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FATF)의 지침에 따라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 업체가 따라야 할 규제 방침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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