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최대어 남산타운 잡아라"..현대-GS건설 등 물밑 수주전 뜨겁다

건설사들 '공사비 1조' 리스크 분산 위해 컨소시엄 입찰 가능성

이혜선 기자 승인 2021.01.21 17:39 | 최종 수정 2021.01.21 17:45 의견 0
서울 중구 남산타운아파트 [사진=이혜선 기자]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리모델링 최대어로 꼽히는 남산타운아파트를 잡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물밑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해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정비업계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은 연내 조합설립을 목표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조합설립을 위해서는 주민 66.7%(2080가구)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재 2080가구 중 52%가량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추진위는 내년 봄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231% 달하는 데다 고도제한으로 인해 재건축이 어렵자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정했다.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보다 인허가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사업 추진이 비교적 쉽다.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고 초과 이익환수제 대상도 아니다.

2002년 준공된 남산타운은 총 42개동, 5150가구의 규모의 대형 단지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 2034가구를 제외한 3116가구가 리모델링 대상이다. 공사비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21일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아파트 단지 곳곳에 리모델링 사업을 응원하는 건설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혜선 기자]

대형 건설사들도 일찌감치 치열한 물밑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현수막을 내걸며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리모델링은 전면 철거 방식인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기존 골조를 남겨둔 상태로 시공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난도가 높은 편이다. 남산타운의 경우 구릉지인 남산 자락에 들어서 시공 난도는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여러 건설사가 함께 시공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리모델링은 아직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남산타운은 사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공사들이 단독으로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시공 리스크를 나눠 지는 컨소시엄 사업에 비해 단독시공은 시공 외에 재무적 부담이 크다. 하지만 조합원 입장에서는 일관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일 브랜드 단지명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반면 컨소시엄 사업은 단일 시공과 비교해 자금력이 풍부하고 기술적 시너지나 사업 추진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

신당동 남산타운아파트는 서울 중구 신당3동 844번지 일원에 있는 5150가구의 단지다. 수평·수직 증축 또는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466가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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