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장 '건설 빅3' 뛰어든다..현대·DL이앤씨 맞대결, 삼성 저울질

이혜선 기자 승인 2021.01.07 16:53 | 최종 수정 2021.01.08 15:19 의견 0
7일 서울 성동구 금호 벽산아파트에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축하하는 건설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혜선 기자]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리모델링 사업 수주권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의 맞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54개 단지(4만551가구)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단지 수는 전년 대비 19개, 가구 수는 약 1만8000가구가 늘어났다.

지금까지 리모델링 시장을 주도했던 건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시공사가 결정된 34개 단지 가운데 17개 단지를 수주하며 국내 최다 리모델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13개 단지를 수주해 누적 수주액이 약 1조 원에 달한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그동안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소극적이던 대형 건설사들도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2위 건설사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도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경기 용인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어 용인 수지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시공사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올해 첫 단독 수주를 노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이라며 "괜찮은 곳이 있다면 수주전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위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5년 만에 리모델링 사업 복귀를 꿈꾸고 있다. 회사가 가장 최근에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 DL이앤씨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며 "1기 신도시 등에서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삼성물산도 리모델링 사업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래미안하이스턴'(대치우성2차)와 청담동 '래미안 청담로이뷰'(청담두산) 이후 리모델링 수주 실적이 없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에 리모델링 전문인력이 남아있다"며 "리모델링 사업 복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시공사 선정을 앞둔 대규모 리모델링 단지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업비가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중구 남산타운(5150가구)은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벽산아파트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의 물밑 수주전이 한창이다. 단지에는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이 조합 설립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며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이밖에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1차(2054가구), 양천구 목동 우성2차(1140가구)를 비롯해 경기권에서도 군포시 산본 율곡주공(2042가구), 수원시 신성신안쌍용진흥(1616가구), 광명시 철산한신(1568가구), 군포시 우륵주공7단지(1312가구) 등 대단지 아파트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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