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못 견디겠다, 싼 거라도 사자..서울 저가 아파트·빌라 거래량 반등

이혜선 기자 승인 2020.11.24 16:44 의견 4
24일 서울 시내 아파트·빌라 거래량이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물량 위주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서울 아파트·빌라 거래량이 반등했다.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무주택자들이 저가 아파트나 빌라(다세대·연립)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124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이다. 10월 계약분은 신고 기한(30일)이 열흘가량 남아 있어 지난달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 1만5613건을 기록할 정도로 증가했다가 규제 강화 등 여파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7월 1만643건, 8월 3987건, 9월 3769건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졌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중랑구에서 매매가 늘었다. 강북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9월 78건에서 지난달 119건으로 52.6%(41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봉구는 140건에서 200건으로 42.9%, 노원구는 311건에서 379건으로 21.9% 늘었다. 중랑구는 103건에서 143건으로 38.8% 늘어났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난 회피 수요가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 매매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으로도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달 다세대·연립 거래량은 4420건으로 9월(3999건) 대비 10.5%(421건) 증가해 7월 이후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에서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가 빌라에 비해 거래량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9월 거래량이 역전된 뒤 갈수록 격차를 벌리고 있다.

거래량이 반등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주택 매매시장의 소비심리지수는 하락세를 멈추고 3개월 만에 반등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달 129.5에서 1.9포인트 오른 131.4를 기록했다. 서울의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7월 155.5에서 8월 137.5, 9월 129.5로 하락했으나 지난달 소폭이나마 다시 오름세로 바뀌었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0∼200 범위로 95 미만은 하강국면,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