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 '알고보니 한통 속'..NYT "구글, 애플에 연 10조원대 수수료 지불"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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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 12:42 | 최종 수정 2020.10.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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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 로고 (자료= 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진욱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관계를 유지해온 구글과 애플이 사실상 협력사와 같이 움직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양사가 서로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강력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16년 전인 지난 2014년부터 구글 검색엔진을 애플의 아이폰에서 우선 선택되는 계약을 맺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계약을 통해 구글이 애플에 지불한 금액(수수료)은 연간 80억~120억달러(9조~13조6000억원) 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구글이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구글이 비용으로 지불하는 단일 비용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애플은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애플의 연간 수익 규모에서 14~21%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 2014년 첫 계약에서는 구글이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연간 10억달러(1조13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계약이 지속적으로 변화가 있었고 지난 2017년 갱신된 계약에 따라 최근에는 연간 80억~120억달러로 추정된다.
지난 2017년 팀쿡(오른쪽) 애플 CEO와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미국의 한 식당에서 만나는 장면을 트위터 사용자인 Steve D. Sims가 올려 관심을 모았다. (자료=트위터)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7~2018년 애플 CEO 팀 쿡과 구글 CEO 순다 피차이가 만난 사실에 집중했다. 이 만남에서 양사는 검색을 통해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한 직원은 구글에 “우리의 비전은 양사가 하나의 회사인 것처럼 일하는 것”이라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 폰 OS(운영체제)와 앱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이 자신들의 거대 시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독과점 체제 강화를 위한 계약에 위기가 닥쳤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 특히 이번 소송은 지난 20년간 미 연방정부가 제기하는 가장 큰 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거대 IT 기업의 모종의 계약으로 작은 IT 기업의 성장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것이 미 법무부의 판단이다.
미 법무부는 양사의 계약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 내부에서는 애플과의 협력관계가 깨지는 것을 ‘코드 레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 구글의 한 임원은 구글은 애플의 트래픽을 잃는 것에 대해 ‘무섭다’라고 표현할 정도다.
뉴욕타임스는 양사의 '강제 이별'이 구글에 더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자체 검색 엔진을 확보하거나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의 생태계를 구글이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구글은 애플과의 계약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과의 협력관계는 코카콜라가 조금 더 관심을 집중시키는 판매대를 차지하기 위해 마켓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다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반독점 규제를 받을 수 있는 애플의 판매대를 또 다른 반독점 규제 대상인 독과점 규제 대상인 구글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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