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발걸음이 다음 챕터인 ‘인공지능(AI)’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를 ‘AI 대전환(AX)’ 원년으로 선포하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AI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그룹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고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시너지를 폭발시키기 위한 임 회장의 승부수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올해를 ‘AI 대전환(AX)’ 원년으로 선포하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AI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우리금융그룹)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7월 ‘2025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올해를 AX 원년으로 선포했다. 취임 이후 완전 민영화와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이라는 굵직한 과업을 해결한 데 이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AI에서 찾았다. 그의 리더십 아래 우리금융은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재 양성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지주의 기존 금융테크부를 ‘AI전략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이 센터는 그룹 AI 전략을 총괄하고 자회사를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동시에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주요 계열사에도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실행력을 높였다.

전 임직원의 AI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모든 직원이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AI 연수와 챗GPT 실습 교육을 의무화했다. 임 회장의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미래의 핵심 인재’라는 철학이 반영된 전략이다.

우리금융의 AI 대전환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변화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생성형 AI 기반의 ‘AI 뱅커’를 상용화했다. 처음에는 예적금 상담으로 시작했지만 주택담보대출까지 상담이 가능한 ‘AI 대출상담원’으로 고도화했다. 답변 정확도는 95%에 도달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생성형 AI 플랫폼(Gen-AI 플랫폼)’을 도입했다. 보안성을 갖춘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자원 확장의 유연성을 지닌 퍼블릭 클라우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조가 특징이다. 올 4분기 중 ▲주택청약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AI 청약 상담원 ▲창의적 이미지 생성 서비스 W-Sketch ▲로보어드바이저의 생성형 AI 적용 확대 등 대고객 및 대직원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은 AI를 활용한 뉴스 번역과 데일리 종목 분석 리포트 생성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직원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광고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임 회장이 추진하는 AI 대전환의 핵심은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시너지를 AI로 가속화하는 것이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계열사간 데이터 연계, 플랫폼 통합, 영업조직 확장, 신사업 창출 등 시너지를 복합적으로 작용시키고 있다.

그룹 대표 앱인 우리WON뱅킹은 이미 카드·증권·캐피탈까지 연계되는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장 중이다. 지난 4월 알뜰폰 브랜드 ‘우리WON모바일’ 서비스, 6월 우리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인 ‘우리WON MTS’가 탑재됐다. 우리WON MTS 탑대로 AI기반 종목 추천이 가능한 국내주식 거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오는 12월에는 해외주식 거래까지 가능해 진다.

내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핵심 서비스까지 탑재되면 모든 모바일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유니버설뱅킹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임 회장은 “증권사, 보험사 편입으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지금이야말로 우리금융의 실질적인 시너지를 보여줘야 할 골든타임”이라며 “전사적 AX 실행을 가속화해 선도 금융그룹으로서의 진짜 저력을 보여주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