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MG손해보험에 대한 가교보험사 설립과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노조와는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용승계 문제에서 좀처럼 접점을 마련하지 못하자 일각에선 가교보험사·인수 활동이 지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MG손해보험 노조가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금융당국에게 가교보험사 설립 철회, 정상매각 추진을 요구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노조는 이날 금융위원회 농성장 앞에서 MG손해보험에 대한 정상 매각 촉구를 위한 수요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무금융노조가 MG손보의 정상매각을 요구하는 것은 가교보험사 설립 시 대규모 해고가 불가피해서다.
예금보험공사와 금융당국은 MG손보의 매각 활동이 거듭 무산됨에 따라 보험 계약을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는 계약 이전을 위한 가교보험사 설립 실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직원 고용 승계는 가교보험사 설립·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원 38%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6개월 단기 계약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에 MG손해보험 노조는 대량 해고를 우려하고 단기 계약직 형태는 고용 승계라 할 수 없다며 단체활동 나섰다. 지난 16일과 12일에는 각각 용산 전쟁기념관,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결의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 반발에 오는 9월로 목표한 가교보험사로의 계약 이전이 지연될 수 있다는 걱정도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MG손보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무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사로 선정된 후 실사 활동을 추진했다. 하지만 노조 측이 무리한 고용승계를 요구하면서 실사 활동을 방해해 올해 3월 인수를 포기했다.
다만 당국과 예보는 MG손보 보험계약자 121만명 보호를 위해 가교보험사 설립·계약 이전 활동을 원안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고용승계 비율은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갈등은 동양·ABL생명 인수 활동에서도 지속되는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올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내달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두 생보사 노조는 인수가 확정된 후 계속해서 우리금융과 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의 5대 요구사항은 고용보장, 임금 단체협상 승계, 독립경영 보장, 매각 위로금, 합병 시 노조 합의다. 문제는 현재까지 7차례 교섭활동이 이뤄졌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동양·ABL생명 노조는 우리금융 측이 대주주 변경 전까지 구체적 합의를 진행하긴 어렵단 태도를 고수하면서 교섭 활동에 불성실하게 나선다고 비판했다. 10일에는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정 신청을 통해 총파업까지 진행할 수 있는 법적 쟁의권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동양생명 신임 대표 자리엔 성대규 우리금융지주 생명보험사 인수단장이 내정됐다. 성대규 인수단장은 신한라이프 대표 시절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과정에서 총 250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성 전 대표가 신임대표로 내정된 만큼 노조 역시 고용보장 확보를 위해 강경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생보사를 인수하는 만큼 동일 업무를 담당해 온 이들에 대해선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 높다”며 “이를 막기 위해 당장은 고용승계를 요구 중이지만 추후 두 생보사의 합병이 진행된다면 노조·내부 통합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