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시중은행들이 소상공인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건 정부 기조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대출 확대, 한도 증액, 맞춤형 컨설팅 등 전방위적인 소상공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미지=각사)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대출 확대, 한도 증액, 맞춤형 컨설팅 등 전방위적인 소상공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전날 지역신용보증재단에 200억원을 추가 출연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467억원에 이은 추가 출연으로, 총 667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보증 재원을 조성하게 됐다.

또 개인사업자 전용 ‘KB소상공인 신용대출’ 비대면 상품의 한도를 기존 최대 1억원에서 2억원까지 확대했다. 카드가맹점 개인사업자를 위해 카드매출 정보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우리가게 카드매출’ 서비스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들의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총 2000곳을 대상으로 노후 간판 교체나 추가 설치를 지원하고 매장 인테리어, 화장실 개선 등 환경 개선을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경영환경 개선, 배달·택배비 지원, 전기요금 특별 지원 등 운영비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 지원책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성공 두드림 맞춤교실’을 운영하며 소상공인 대상 컨설팅 서비스를 대폭 확대했다. 컨설팅 이수자에게는 금리 우대 등 추가 혜택도 제공해 교육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세무, 노무 상담부터 고용증대 세액공제 안내까지 비금융 지원 영역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NH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를 통해 창업부터 경영, 폐업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권 분석, 고객 관리, 업종 전환, 폐업 지원 등 현장 중심의 종합 컨설팅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경영 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새희망홀씨Ⅱ’ 상품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새희망홀씨Ⅱ 대출 공급량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6374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당초 목표를 101.8% 초과 달성한 결과다. 새희망홀씨Ⅱ 공급목표를 초과 지원한 시중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우리은행은 서민·취약계층의 서민금융상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WON뱅킹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대면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해 서민정책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은행권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 공약과 직결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코로나19 채무조정·탕감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 ▲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 도입 ▲배드뱅크 설립을 통한 부실채권 정리 등을 약속하며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또 대출금리 산정 방식 개편을 통해 금융회사의 금리 부담 전가를 제한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복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정부가 강력한 정책 신호를 보내자 은행권은 즉각 화답했다. 정부의 정책자금과 연계한 협약보증 상품을 늘리고 정부의 채무조정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부터 자체적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리스크 분담에 나섰다.

또한 금리 인하와 한도 확대 등 직접적인 금융 지원 외에도 세금환급 서비스 안내, 고용증대 세액공제 컨설팅 등 비금융 지원을 강화하며 정부의 ‘종합 지원’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명확한 만큼 은행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가 배드뱅크 설립 등 구체적인 채무조정 방안을 발표하면 은행권의 지원 규모와 대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