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정부·여당이 발전공기업의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발전사 중 유일한 내부 승진자인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의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낙하산 인사'와 차별된 모습으로 전문성과 끈끈한 유대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 (사진=한국중부발전)

1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이영조 사장은 1988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2001년부터 중부발전과 함께하고 있다. 당시 중부발전은 정부의 전력산업구조개편 정책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로 부터 분리돼 발족했다.

이 사장은 전력·발전업계에서만 37년을 몸담은 것으로 중부발전에서는 창립부터 현재까지 24년째 재직 중이다. 특히 지난해 발전공기업 사장 중 유일하게 내부 승진한 인사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사장은 중부발전에서 기획전략처장과 경영관리처장, 정보보안처장, 세종발전본부 경영지원실장 등 발전소 관련 주요 보직을 모두 거친 배테랑으로 꼽힌다.

다른 발전사 사장이 대부분 외부 인사라는 점에서 이 사장의 사례는 내부뿐 아니라 타 발전소 임직원에게도 롤모델로 평가된다. 발전 관련 외 다른 기관장 경험이 없어 정무적 능력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전문성과 사내 끈끈한 유대감은 강력한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한 발전사 관계자는 "외부 인사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에 내부 승진은 업계에서도 주목받는 건 당연했다"면서도 "통합기관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지만 만약 현실화 돼 이 사장이 거론된다면 되레 중부맨이라는 이미지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중부발전과 24년을 함께 해온 이 사장이 통합기관장으로 거론될 시 인사 형평성 우려 등으로 다른 발전사 직원들의 반발이 생길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광물공사와 광해공단이 합쳐진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경우 광물공사 사장이 기관장으로 임명되자 이후 광해공단 임직원들이 인사에서 밀리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광해공단 출신 임직원 일부를 승진시킨 사례가 있다. 발전사 직원들이 통폐합과 관련해 민감해 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일각에선 올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산업재해 발생 여부 등이 이 사장의 경쟁력을 입증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발전사 중 가장 낮은 B(양호) 등급에 그쳤다. 또 지난 5년간 산업재해로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산업재해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한 만큼 발전사 통폐합이 현실화되면 안전관리 여부가 중요한 지표로 쓰일 것"이라며 "통폐합이 추진되더라도 현실적으로 시일이 걸리는 만큼 그동안 나아진 성과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