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콜마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간 윤상현 부회장 측과 윤여원 대표 측이 첨예하게 맞섰지만 승기는 윤 부회장 측으로 굳혀진 모양새다. 아버지 윤동한 회장 측은 내년 정기주주총회를 바라보고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임시주주총회를 5일 앞둔 지난 24일 윤여원 대표를 비롯한 윤동한 회장 측 7명의 이사회 후보가 자진사퇴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표 대결 승산이 낮다고 판단해 전략적 후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왼쪽부터) 윤동한 회장,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대표(사진=콜마그룹)

윤 회장은 지주사 이사회 장악을 목적으로 10명의 이사회 후보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윤 부회장 측 지분이 31.75%로 최대주주이고, 부녀의 지분을 더해도 13.19%로 열세다. 이런 점에서 윤 회장 측 안건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윤상현 부회장이 실권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도 장악하면서 입김이 더 세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 이후 3인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윤여원 대표는 경영에서 배제됐다.

자진 사퇴에도 불구하고 윤동한 회장 본인과 2명의 전직 대표는 이사 후보직을 유지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표결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신규 사내이사 선임 후보자로 남은 사람은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김치봉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등 3명이다. 이들은 윤동한 회장과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우군들로 알려져 있다.

콜마홀딩스 측은 임시주총 결과까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임시주총 관련해서는 행사 이후 정리해서 회사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의 경영권을 견제할 최소한의 인원만 이사회로 진입시키고 우호 주식 확보와 주식반환청구 소송에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식반환청구 소송이 경영권 향방을 가를 최종 분수령으로 주목되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 날 양측 법률대리인은 부담부 증여 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펼쳤다.

법조계는 주식반환청구 소송은 1심 판결에만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변론기일은 내달 11일로 예정돼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증인 심문이나 서류 감정 등 증거 조사 절차가 길어지면서 변론 기일이 여러 차례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가올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표심 잡기도 중요해졌다. 콜마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은 39.03%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윤동한 회장 측이 임시주총에서 불리한 표 대결을 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지분을 되찾고 승계구도를 바로잡는 것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가족간 합의를 장남이 콜마홀딩스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를 운영하되 운여원 대표에게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되돌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