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必)환경 시대 유통 트렌드] ③ 세계는 해양오염 주범 플라스틱 빨대와 전쟁중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2.10 06:00 의견 0
해양 생물학자 크리스틴 피그너가 바다거북의 코에서 빨대를 뽑아내고 있다. (자료=유튜브 Sea Turtle Biologist 영상 캡처)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이 어려워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 생물에게도 위협이 된다. 코스타리카 연안에서는 코에 빨대가 꽂힌 채 괴로워하는 바다거북이 구조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에 플라스틱 빨대를 나무·종이 등 소재로 대체하고 빨대 사용 자체를 줄이는 등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일 LA타임즈,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18년 8월 미국의 주 가운데 처음으로 식당(프랜차이즈 제외)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9년 1월부터 손님이 요청하는 경우에만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이안 칼데론 하원의원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일 한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와 스터러(음료를 젓기 위한 얇은 막대)의 양은 5억개에 달한다. 매년 열리는 캘리포니아 바다 청소의 날에서 플라스틱 빨대는 1989년부터 2014년까지 26년간 6번째로 많이 발견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꼽히기도 했다.

전 세계 플라스틱의 30%를 생산하는 중국은 올해 말까지 전국 체인망을 가진 매장에서 분해되지 않는 1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정부 공공기관과 학교·백화점·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1년부터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디자인된 음료 뚜껑(왼쪽)과 종이 빨대. (자료=스타벅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종이·나무 빨대 등의 대체재 사용도 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로 지난 2018년 합의했다. 스타벅스는 생분해성 물질로 만든 빨대를 사용하거나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디자인된 음료 뚜껑을 사용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전국 매장에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도 지난 2018년 7월부터 공항 라운지에서 옥수수를 원료로 한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와 나무로 만들어진 커피스틱을 제공했다. 같은 해 11월부터는 이를 기내로까지 확대했다.

이 밖에도 유리 빨대, 스테인리스 빨대, 사탕수수 빨대, 쌀 빨대 등 신개념 빨대들이 속속 등장했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영국에서는 지난 2018년 3월 처음으로 종이 빨대 사용률이 플라스틱 빨대 사용률을 앞질렀다. 영국에서는 매년 빨대 47억개와 스터러 3억1600만개가 사용된다. 영국은 오는 4월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스터러 등 품목에 대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음식점이나 술집 등도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일회용품을 비치하거나 제공하는 것이 금지된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간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의 수가 4400만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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