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깜짝 실적’ 쓴 한투·삼성증권..밸류업 공시는 언제쯤

한국투자증권, 3분기 누적 1.2조 영업이익..1조 클럽 조기 입성
삼성증권,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949억원..시장기대치 웃돌아
주가 흐름은 부진..밸류업 계획 공시한 미래에셋·NH투자는 好好
한국투자증권, 환원보다는 실적..삼성증권, 점진적 환원율 확대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1.11 11:40 | 최종 수정 2024.11.11 12:4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동참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예고공시 등 의미있는 움직임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본사 전경 (자료=각사)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는 3분기 누적 1조15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동 동기 대비 79.0% 증가한 수치로 3분기 만에 1조 클럽에 조기 입성했다. 누적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67.1% 증가한 1조416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겼다.

삼성증권도 3분기 누적 99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3분기 당기순익만 240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16.6% 웃돈 깜짝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와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이 양호한 가운데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운용 수익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달러채 환산이익이 크게 불었다.

삼성증권은 해외 주식 수수료가 크게 늘었고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자산 순유입과 퇴직연금 예탁 자산 등 고객기반 성장을 이어갔다.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금융에 대해 “내년 부동산 PF 시장 안정이 현실화되면 충당금 부담 해소 및 IB부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내년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추가적인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바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향상 및 멀티플 상향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적에 비해 두 증권사의 최근 주가 흐름은 다소 지지부진하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종가 대비 0.78% 오른 7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0.43% 하락한 4만6250원에 거래 중이다.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6일, 7일 종가 대비로는 1.64%, 0.11% 감소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두 증권사의 밸류업 공시가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 성장전략과 주주가치 제고를 담은 밸류업 계획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국내 대형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만이 아직 밸류업 계획은 물론 예고공시 조치 내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상장사 중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8월 밸류업 계획 공시를 마쳤다. NH투자증권은 연내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기로 지난 8월 예고공시했다. KB·하나·메리츠증권 등은 지주 차원에서 밸류업 계획을 알렸다.

밸류업 공시 여부는 이들 증권사의 시가총액 순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시총은 5조1197억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높다. 이어 NH투자증권이 4조4604억원으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금융지주는 4조3355억원으로 3위, 삼성증권 4조1703억원으로 3, 4위에 머물렀다. 올해 초만 해도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지만 NH투자증권에 밀려 내려온 셈이다.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시총 5조원을 돌파하며 1위 자리를 굳혔고 예고 공시로 밸류업 의지를 드러낸 NH투자증권은 2위로 올라섰다.

시장에서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계획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두 증권사 모두 아직 밸류업 계획 공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증권사의 밸류업 계획을 놓고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주주환원보다는 실적을 중시했던 만큼 향후 주주환원 상승 기대감이 그리 높지 않다. 반면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높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기존과 유사한 20% 초반 수준의 배당성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다소 아쉽다”면서도 “향후 금리 하락 등에 따라 북(Book) 활용에 대한 높은 리턴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관련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은 견조한 실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높은 배당성향을 바탕으로 매년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데 2024년 배당수익률은 7.5%, 2025년 배당수익률은 7.7%를 시현할 전망”이라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점진적인 배당성향 상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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