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의 상장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야놀자는 여행산업을 혁신하는 AI와 디지털 솔루션으로 소프트뱅크를 매료시킨 데 이어 기업가치 10조원을 웃도는 데카콘을 바라보고 있으며 미국 IPO 시장 진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야놀자의 미국 증시 입성 시기가 내년으로 가닥이 잡혔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들도 야놀자의 나스닥 입성을 시간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야놀자는 목표 기업가치로 약 9조 5800원에서 12조 31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장외에서는 몸값이 5조원대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간 투자를 집중했던 클라우드 부문의 흑자전환과 미래가치를 산정하면 내년쯤 충분히 적정 몸값을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놀자가 나스닥 진출을 계획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2조원대 비전펀드2 투자다. 야놀자는 국내에서 쿠팡 다음 두 번째로 소프트뱅크 투자를 받은 기업이다.
야놀자는 어떻게 2조원 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을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21년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야놀자 투자 배경을 설명하는 별도 세션을 만들어 이유를 설명했다.
손 회장은 “야놀자가 보유한 AI는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야놀자의 AI 역량으로 인해 판매 객실 수는 99만개에서 210만개로 2배 이상 늘었고 1인당 거래액은 82달러에서 117달러로 1.4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숙박과 교통, 레저, 식당 예약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과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등 두 개의 핵심 축으로 여행 서비스 및 시설제공자와 이용자간 점접을 늘려 가치를 극대화한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 투자를 유치하며 야놀자는 미국 나스닥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야놀자에 투자하면서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도적인 기술개발 및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고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자동화 솔루션,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 등을 고도화해 보다 진일보한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 소프트뱅크가 반한 야놀자 AI·솔루션이 뭐길래
그간 야놀자는 경쟁업체들과 비슷하게 숙박 예약앱으로만 인식되어 왔지만 이수진 총괄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10여년간 모텔 청소 일을 하며 숙박업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경험이 여행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생각이 뻗어 나갔다.
이수진 대표는 소프트뱅크 투자 유치를 위한 IR 당시 경쟁기업으로 에어비앤비가 아닌 ‘오라클’이라고 답했다고 알려진다. 오라클은 미국에 본사를 둔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대형 호텔들의 솔루션 대부분이 오라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활용된다.
이는 단순 숙박 채널링을 넘어 호텔사업자들을 위한 전문 클라우드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기에 레저·액티비티, F&B 콘텐츠까지 하나의 서비스로 묶는 작업도 진행했다는 점에서 소프트뱅크는 야놀자가 미국 나스닥 입성에 충분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투자 유치 이전부터 보여준 M&A를 통한 클라우드 확장 전략이 주효했다. 2016년 호텔 예약서비스를 호텔나우를 시작으로 2018년 레저큐, 2019년 가람, 시리얼, 이지테크노시스 등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연이어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국내에서는 이미 야놀자의 경쟁력 검증을 끝냈다. 2015년 서비스 론칭 이후 3년간 총 1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국내 레저문화 발전을 이끈 퍼스트 무버 입지를 다졌다.
야놀자에 투자했던 한화자산운용은 당시 “야놀자는 기존 숙박앱 중심에서 벗어나 워라밸 트렌드에 최적화된 숙박 및 여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만큼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명확한 비전과 맨파워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야놀자는 이러한 솔루션 사업부들을 클라우드 사업부로 통합하고 하나의 솔루션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전세계 28개국 69개 오피스를 운영하며 200 여개국에 133만 개 이상의 여행 서비스 공급자와 1만7000개 이상의 판매 채널을 연결하는 글로벌 밸류 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독자적인 데이터 레이크에 축적된 글로벌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행관련 기업들에게 인벤토리 가격 최적화, 객실 맵핑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의 영업 효율화 및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으며 ‘여행 산업의 AI=야놀자’라는 공식을 확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여가 문화에 대한 인식과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놀자는 숙박을 넘어 여가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사업역량 강화와 여가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해외시장으로의 확대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은 물론 글로벌 여가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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