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지속가능항공연료(SAF)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서며 친환경 항공 연료 시장의 선두 주자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SAF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국가들은 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6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며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법제도가 막 첫발을 내딛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SAF 시장의 선점을 위해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국내 정유사들의 SAF사업 조단위 투자..전용 설비 구축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K에너지 등 주요 정유사들은 SAF 사업에 각각 조단위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SAF 생산을 위해 약 1조원을 투입해 단독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50만톤의 SAF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대한항공과 협업해 지난해 9월 5일부터 SAF 2%를 혼합한 항공유로 인천과 미국 LA를 오가는 화물기를 6차례 시범 운항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대산공장 부지에 위치한 연산 13만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전용 공장을 상업 가동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2025년 이후에는 연산 50만톤의 SAF 설비를 완공한다는 사업 목표를 세웠다.
SK에너지도 SAF 생산을 위해 2025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 연간 50만 톤의 SAF를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SAF 사업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진데는 세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7년까지 SAF 시장은 약 2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SAF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 2045년 항공유 모두 SAF로 대체..초기 시장 선점이 핵심
SAF는 기존 화석 연료 대신 동물성·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제조된 항공유다. 탄소 배출량은 기존 항공유보다 40~80% 적지만 원가는 2배에서 5배까지 높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SAF 사용을 늘리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50년까지 Net Zero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SAF 수요량이 2025년 80억톤에서 2030년 230억톤, 2040년 2290억톤, 2050년 4490억톤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에서 소모된 일반 항공유는 3500억톤이었으며 2045년에는 모든 항공유가 SAF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SAF 초기 시장 선점이 각국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미 SAF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법적 및 재정적 지원책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SAF 관련 프로젝트에 수억 달러를 지원하고 생산자에게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유럽연합은 ReFuelEU Aviation을 통해 항공사들이 SAF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더불어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그린이노베이션 기금을 통해 SAF 생산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법제도가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단계다.
지난 6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됐다. 이에 SAF와 같은 바이오연료의 생산을 허용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SAF 관련 법안의 구체적인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SAF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법적 지원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SAF는 초기 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해외 주요 국가들이 이미 SAF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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